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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경찰수사, ‘친절’에서 출발해 ‘엄정’으로 끝나야
특별기고 - 경찰수사, ‘친절’에서 출발해 ‘엄정’으로 끝나야
  • 동양일보
  • 승인 2014.12.16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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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홍 (제천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아동청소년계장)
 

경찰은 올해 초부터 ‘사회적 약자보호와 4대 사회악근절’ 이라는 정부 정책에 발맞춰 여성청소년과를 각 지방청과 경찰서에 신설 운영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기존의 수사과에 있던 실종수사팀과 성폭력전담수사 기능 등을 통합해 여성청소년과 내에 수사팀을 꾸려 전담수사 체제를 운영하게 된다.
기존에는 지방청이나 일부 1급지 경찰서에서만 여성청소년과에 성폭력 수사팀이 운영되고 있었고 대다수 경찰서는 수사기능에서 일반 사건들과 함께 성폭력사건을 취급해 왔다.
내년부터는 여성청소년과에 설치된 수사팀에서 기존의 소년사건 외에 성폭력, 아동학대, 가정폭력 사건의 수사를 모두 맡아 진행하게 된다.
당연히 일부 수사요원들의 증원도 뒤따르게 된다.
가정폭력, 아동학대 사건간의 연관성이나 섬세한 수사가 필요한 성폭력사건 조사의 특성을 감안하면 환영할 만한 조치라 할 수 있다.
시민들은 경찰의 계속되는 조직개편이 다소 혼란스러울 수도 있겠다.
그러나 경찰 편의적 발상이 아닌 국민의 입장에서 보다 효율적이고 공감 받는 수사를 펼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임을 이해해 주시기를 경찰의 한사람으로서 당부 드린다.
경찰, 특히 수사업무의 특성상 무조건적인 친절만 베풀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보니 경찰의 친절도는 항상 도마 위에 오르곤 한다.
그러나 친절과 함께 경찰이 갖추어야 할 덕목이 공정이라는 점을 보면 그 공정함을 배경으로 한 엄정함이 여청수사팀의 설치와 함께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부분이 아닐까 한다.
간혹 사석에서 지인들을 만나 소주를 기울이다보면 경찰조사를 받은 경험을 성토하는 사람을 만나곤 한다.
그리고는 ‘사건의 진실 발견’이라는 본질에서 벗어나서는 해당 조사관이 자신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지 않은데 대한 서운함에 더 열을 올리며 불친절을 운운하는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마주한다.
조사관의 입장에서는 늘상 반복되는 민원인들의 모습으로 더 듣지 않아도 다 알만한 이야기이니 시간절약을 위해 알았다며 말을 끊기도 하고 나름 공정성과 소신을 가지고 민원인을 설득하려 하기도 했을 것이다.
문제는 그 민원인이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는게 아니라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지 않았다며 서운해 한다는 점이다.
가끔 퇴근 후에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사회생활에서 겪은 일로 불만을 쏟아내는 것을 들을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 제시보다는 그냥 쏟아놓는 불만에 맞장구를 치며 상대방을 함께 흉봐줌으로써 만족해하는 집사람의 모습을 종종 발견하곤 한다.
수사도 그런 것이 아닐까.
물론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고자 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것이 수사관의 소임임을 잊어버리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속상하고 답답한 마음에 도움을 청하고자 찾아온 경찰서에서 수사관이 내 이야기를 듣는 둥 마는 둥한 인상을 심어주지 말고 다 알만한 이야기라도 속 풀이라도 하시도록 좀 더 참고 들어주자는 말이다.
그분의 답답한 속이 좀 풀리면 수사결과가 다소 만족치 않아도 그래도 우리 경찰이 당신의 편에 서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경찰수사가 국민이 원하고 공감하는 수사가 되려면 ‘친절에서 출발해 엄정으로 끝나야’ 하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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