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종 청주 충북고 3학년

 

청소년의 사망원인 1순위가 사고나 질병이 아닌 ‘고의적 자해(자살)’라는 사실에 청소년이 살고 싶은 세상은 무엇일지 생각해 보았다.

직접 청소년 자살예방 캠페인에 참여해보며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크게 다르지 않은 이유들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청소년(13~19세)의 자살 충동 원인은 성적 및 진학 문제(39.2%), 가정불화(16.9%), 경제적 어려움(16.7%), 외로움·고독(12.5%) 순으로. 다른 연령층에서 자살자의 70~80%가 우울증이 있었다고 보고된 것과 달리 청소년은 우울증이 관여된 경우가 10% 미만인 점으로 미뤄봤을 때 청소년 자살은 정신과적 질환보다 일반적인 사건이나 스트레스에 의한 시도가 더 많다고 한다.

위 자료를 볼 때 가장 큰 원인으로 성적 및 진학 문제가 나오는데 성적이라는 부분이 청소년에게 가장 큰 압박이자 부담이라고 느껴졌다. 대한민국의 청소년이라면 대부분 한 번쯤은 학업 스트레스를 느껴 봤을 것이다. 나는 성적에 크게 연연하지 않으시는 부모님 덕에 심각하게 성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아본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스스로도 대학은 가야 한다는 생각에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적과 진학으로 고민을 하고 많은 압박감을 느껴왔다.

매년 수능이 끝나고 난 후 빠지지 않고 보이는 학생들의 자살기사는 같은 학생으로서 더욱 마음 아프게 다가왔다. 무엇을 위한 성적인지 한창 꽃피울 나이에 본인의 꿈을 그려갈 나이에 그런 선택을 하게 되는 건지 안타까웠다.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미래가 모두 수능 성적에 달려있다는 생각으로 수능을 준비한다.

직접 청소년에게 어떤 세상을 바라는지 물어보며 수능 없는 세상을 원한다고 답변한 학생이 많은 것으로 보아 수능에 학생들이 많은 부담과 압박을 느낀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밤 10시 또는 11시까지 학교에 남아 하루에 절반 이상을 학교에서 보내고 남들보다 뒤처질까 불안을 느끼며 학교가 끝난 후에도 학원과 과외에 시간을 투자한다. 진짜 자신이 이루고 싶은 꿈보다는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자신의 목표로 내세우고 청소년 시절을 흘려보내는 학생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 공부, 대학이 아니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말을 들으며 다양한 꿈을 속으로만 간직한 채 각자의 개성을 살리지 못하고 청소년 시절을 보내고 단 한 번의 시험으로 결정하는 시스템보다는 청소년들이 다양한 진로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보다 많아졌으면 좋겠다.

공부만 강요하기보다는 청소년기에 적성을 찾아주고 공부가 아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즐겁게 청소년 시절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와 어른들의 인식부터 변화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업 성적순이 아닌 각자의 능력을 인정하고 격려해준다면 많은 청소년들이 당당하게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미래를 준비할 것이다. 어른들이 정해놓은 틀에 박힌 삶을 살기보다는 청소년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삶을 사는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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