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 주는 약으로 널리 쓰이는 스타틴 계열(-statin)의 고지혈증 치료제가 암세포의 전이를 억제하는 효능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피츠버그 대학 의과대학 병리학교수 졸탄 올트바이 박사는 스타틴이 암세포가 1차 종양에서 떨어져 나가 체내 다른 부위로 이동, 2차 종양을 일으키는 이른바 암세포 전이를 방해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과 과학뉴스 포털 메디컬익스프레스가 보도했다.

올트바이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암세포의 대사활동과 스타틴을 포함한 기존의 약물들에 대한 각종 암세포의 반응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

스타틴은 1차 종양에서 떨어져 나와 이동하는 암세포의 형태와 매우 유사한 일부 암세포주(cell lines)의 성장을 방해한다는 사실이 시험관 실험에서 확인됐다고 올트바이 박사는 밝혔다.

이동하는 암세포와 닮은 중간엽 유사(mesenchymal-like) 암세포주들은 스타틴에 유난히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암세포가 1차 종양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유착성의 상피세포에서 이동성 중간엽세포로 변신(reprogram)해야 하며 이 때 콜레스테롤과 콜레스테롤 전구물질의 합성이 필요하다.스타틴은 콜레스테롤의 합성 과정에 촉매 역할을 하는 효소를 억제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암세포의 전이를 방해하는 셈이 된다고 올트바이 박사는 설명했다.

따라서 1차 종양 제거수술, 항암화학요법, 방사선 치료에 스타틴 투여를 병행하면 1차 종양에서 암세포가 떨어져나오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며 잔류된 암세포가 살아남아 다른 부위로 이동하는 것도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그러나 이는 초기단계의 연구결과인 만큼 스타틴을 항암제로 사용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그는 올트바이 박사는 강조했다.

또 이는 시험관 실험 결과일 뿐이며 실제 인체 내에서는 다를 수 있다고 그는 경계했다.

이 연구결과는 온라인 과학전문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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