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희 청주시 축산과 가축방역팀장

(동양일보)구제역은 2000년 3월말과 4월초 파주와 홍성에서 처음 발생하였고 정부는 확산방지를 위하여 발생농가로부터 반경 500m 이내농가의 모든 우제류에 대하여 긴급 살처분하는 정책을 펼쳤다.
당시 구제역 발생 원인을 중국에서 날아오는 황사에 의한 것으로 예상하고 황사에 의한 구제역 발생을 막기 위해 우리지역도 축산시설과 주변, 도로를 차단했던 기억이 난다. 현재는 백신접종까지 이르게 되었지만 지난 12월 또다시 우리나라에 발생한 4번의 구제역을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이 업무를 담당하며 더 이상의 확산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구제역이 최초로 발생한 이후로도 정부는 2~4년마다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구제역에 대하여 발생시 신속하게 도려내는 살처분과 소독을 통한 차단방역 정책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2010년도 후반과 2011년도에 발생한 구제역은 전국으로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어 결국은 소, 돼지 등 구제역 감수성 가축 350만마리를 살처분하여 비용만 천문학적인 금액인 3조원의 예산이 투입되었으며 이로 인해 농가는 축산기반이 무너지는 고통과 아픔을 겪게 되었다.
그동안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얻기 위하여 백신접종을 하지 않고 구제역 발생시 살처분 정책만을 고수해 왔던 정부는 이 정책만으로는 2010년 말에서 2011년 초까지 이어진 구제역 파동을 더는 막아낼 수 없게 되자 구제역 예방접종을 통한 청정화정책으로 선회하였다.
그 후 예방접종 정책을 강력 추진하여 예방접종 청정화(예방접종을 실시한 구제역 비발생국가)를 선언하였지만, 지난해 7월 고령에서 구제역 발생으로 어렵게 따낸 청정국 지휘를 잃게 되었다.
지난해 12월 3일 진천에서 구제역이 발생이 되었고 확산세를 보이며 15일 후인 12월 18일 청주시에도 구제역이 발생하게 되었다.
평소 최선을 다했음에도 최근 4년 동안 구제역 발생이 없었기에 일부농가에서 예방접종에 소홀했을 수도 있는 부분과 백신을 했음에도 항체형성율이 낮을 수 있는 부분을 보완하기 위하여 긴급히 2회 백신접종을 실시하여 항체형성율을 기존 50%초반에서 약 100%대까지 끌어올리게 되었다.
구제역 예방접종을 철저하게 하였고 항체가가 100%에 육박하며 높게 형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제역이 진정세에 접어들지 않고 추가 발생이 계속 되는 현실이 당혹스럽다.
지금까지 농가에서 백신 접종만 철저히 하고 항체만 제대로 형성이 되면 구제역은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것이라고 해오던 방역 정책방침에 농가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백신을 만드는 데 사용한 외국 균주가 요즘 국내에서 번지고 있는 바이러스의 유형과 달라 구제역 확산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아 새로운 백신이 나올 때까지 차단방역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구제역이 발생되면 살처분 매몰지 확보부터 살처분 사체 및 매몰지 처리문제, 가축이동금지로 인한 과체중돼지의 처리방안과 이로 인한 구제역을 포함한 가축전염병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환경, 발생농장 주변 3km 농가의 이동제한 등 수많은 어려움이 산재되어 있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농가에 의무를 강화하는 규정과 제도가 많이 만들어져 왔다.
백신접종은 농가의 의무이며 농가는 백신 접종에 정성을 다 하여야 하고 정부는 구제역바이러스를 막아낼 수 있는 새로운 백신을 시급히 개발하여 농가에 공급 했으면 한다.
이번 구제역 발생을 교훈 삼아 철저한 예방접종과 차단방역에 총력을 기울여 축산 농가가 구제역의 불안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축산경영을 할 수 있도록 농가, 정부와 지자체 모두 지혜를 모아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해야할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