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하 청주상당서 아동청소년계 학교전담경찰관

(동양일보)이제 곧 졸업시즌이 다가온다. 이에 맞춰 경찰서에서는 졸업생이 과도한 해방감을 분출하여 소동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 학교에 경찰관을 배치할 예정이다. 매년 이런 예방활동을 해왔지만 ‘학교전담경찰관(SPO)’이 배치된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어느덧 학교전담경찰관의 활동이 3년을 넘어가면서 ‘학교를 드나드는 경찰’에 대한 생소함과 거부감이 줄어들었고 학교전담경찰관은 교내 폭력을 포함한 교우관계 전반의 문제에 대한 학교의 주요협력자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학교폭력예방교육은 물론, 수시로 학생 상담, 117신고처리 및 학교폭력자치위원회 참석 등 종횡무진으로 활약 중이다.

이런 활약상은 지난해 열린 ‘경찰의 학교폭력 근절대책 및 3년의 성과와 과제’에 대한 심포지엄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중 “학교전담경찰관의 영역은 어디까지인가”라는 물음이 가슴에 와 닿았다. 현재의 시스템과 매뉴얼만으로 한계에 부딪힌 학교전담경찰관의 외침은 ‘무엇이 전담경찰관을 힘들게 하고 무엇이 필요한가’를 생각해보게 했다.

전담경찰관은 학교폭력의 ‘예방’부터 ‘범죄사건처리’와 ‘사후조치’까지 전 과정을 담당하는데 각 과정마다 어디까지 경찰관이 개입해야하느냐는 각자의 숙제다. 하려면 한도 없이 넓어지는 것이 범죄예방이고 조치다.

그런데 책임영역이 넓어진 만큼 학생선도를 강제할 수단은 부실하다는 점, 탄탄한 법적 권리가 아닌 호의를 기대하기엔 업무가 너무 많다는 점에 힘이 부친다.

실제로 학생에 대한 가·피해자 조사와 선도·보호조치의 과정에서 경찰의 힘만으로 어려울 때가 있다.

일생생활을 통해 학생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는 생활지도교사의 도움으로 갈등관계의 진상이 파악된 적이 있고

범죄우려 청소년의 근본적인 환경개선을 위해 자치단체의 도움이 절실할 때도 있다.

당연히 학부모의 역할은 정말 중요하다. 특히 자신의 자녀가 ‘학교폭력’문제로 거론되는 것조차 견디기 어려워하는 부모님의 경우 자녀인 학생의 반성을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이런 이유로 ‘학부모 책무성 강화’라는 방침이 제기되는데 학부모 의식개선에 대한 강력한 요구가 반영되어 구체적인 대안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교육현장 역시 다른 사회집단과 마찬가지로 여러 인간관계가 얽혀있다.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부모, 학부모와 교사, 그리고 그들 내부 간. 이렇듯 관계형성 속에서 또래문화와 함께 성장·발달하는 특수한 집단인 학교에 경찰이 투입될 때에는 이에 맞는 전문적인 경계와 권한이 마련되어야 한다. 명확한 자기영역을 바탕으로 관련기관과 연계를 공고히 할 때 모두가 예측하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폭력자치위원 중 일부 위원회 규칙을 숙지하지 않고 참석하기도 하고, 사회성을 배우는 과정으로서의 ‘학창시절 또래갈등’과 ‘학교폭력’에 대한 분별없이 117부터 누르게 되는 형국임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학부모들이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이제 학교전담경찰관이 어린이집에 폭력예방교육을 나가야할지도 모른다. 최근 ‘어린이집 보육사의 폭행’이 보도된 후 경찰은 ‘아동학대 전담팀’을 구성, 전수조사를 통해 실태파악과 선제적 예방을 하겠다고 국민 앞에 약속했다. 이 전담팀엔 학교전담경찰관이 포함되어 있다. 어린이집에서 그 동안의 반복된 주의에도 불구하고 무자비한 폭행이 자행된 데 대해 온 국민이 충격을 받았고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학교전담경찰관이 나서야한다.

지금 다시 힘찬 달리기를 준비하려는 SPO! 그들의 발걸음이 지치지 않도록 국민의 격려와 응원이 절실하다! 그리하여 당당하고 권위 있는 SPO로서 학교현장에서 학생들의 든든한 보호자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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