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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아픔과 고통이 뒤따르는 구제역<김태희>
특별기고 - 아픔과 고통이 뒤따르는 구제역<김태희>
  • 동양일보
  • 승인 2015.02.03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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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청주시 축산과 가축방역팀장)
김태희(청주시 축산과 가축방역팀장)

사람들은 ‘구제역’이라하면 살처분 후 매몰하고 도로차단 방역 하는 것이라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도로차단으로 불편함과 이로 인한 민원이 많고 실효성이 낮아 지금은 축산관련차량에 대해서만 소독을 하는 거점소독소를 운영하고 있다.
구제역이 발생되면 우리 지역에 절대 나타나서는 안 된다는 책임감으로 긴장감, 압박감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 마음속에 스며든다.
지난해 12월 18일 원치 않았던 첫 번째 구제역 의심 신고 전화가 농가로부터 걸려왔다.
전화를 받는 순간의 마음과 몸이 굳어가고 한동안 눈앞이 캄캄하고 정신이 혼미해 진다. 시쳇말로 ‘멘붕’이라 할까?  직원을 통하여 접수를 받도록 한 후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을 바로잡는 잠시의 시간이 필요했다.
신속한 처리를 위해 매몰장소, 살처분 범위 및 인력동원, 매몰을 위한 시설장비 통을 확보하느라 더욱 마음이 급해지고 정신이 없다.
상부 기관은 확산 방지를 위한 신속한 살처분 및 두수 범위를 확대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지만, 농장경영자는 규정에 의한 발생축과 의심축에 대해서만 살처분을 하고 추가로 동거축의 일부만을 살처분 하자는 의견을 강하게 주장했다.
이 농장은 주인도 외부인을 만나면 3일간 축사를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차단방역에 대하여는 전국에 제일가는 농장이라고 가축방역팀장으로서 자랑했던 농장이었고 현재도 차단방역에 대해서는 변함이 없는 농장이었다.
살처분 진행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야간작업은 기본. 매몰지의 특수성과 여러 어려운 여건으로 수많은 애로사항을 극복 해야만 했다.
살처분 방식은 주사용 제제를 이용, 한 마리씩 주사하여 안락사를 시키는 방식으로 많은 소요시간이 필요하지만 2011년도의 살처분 방식 보다는 가축에게 고통을 줄이며 안정적으로  동물복지에도 힘을 기울이며 처리하고 있다.
지금까지 청주시내 10농가에 5000여 두의 돼지를 살처분을 했는데 중반부터는 현장에 직접 들어가서 작업을 진행했다.
내수단지의 한 농가는 지난해 12월 31일 밤 9시부터 2014년 내에 모든 것을 마무리하고 구제역이 안정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긴급 살처분을 시작하였다. 안락사용 주사바늘이 얼정도로 영하 9도의 추운 날씨에 속도는 늦지만 원활히 진행 되었다. 그러나 해를 넘기면서 새해 1월 1일 새벽 2시 30분에 완료됐다. 새해가 밝기 전에 끝난 것을 스스로 위안으로 삼았다.
맡겨진 사명이기 때문에 살처분은 하지만 인간으로서의 잔인함에 대하여는 죄책감이 든다.
구제역이 왔다고 하지만 몇 마리를 외에는 너무도 건강하고 흠이 없는 돼지임에도 불구하고 살처분하여 영문도 모르게 죽어나가는 순간순간을 접해 보면서 이 방법 말고는 없을까? 나 자신에게 질문을 하며 가축방역정책과 현실에 너무도 괴리가 크다는 것을 느낀다.
살처분을 마친 날 밤 꿈속에서 돼지꿈을 꾸었다. 남들은 돼지꿈이라면 좋아할 꿈이었지만 사실은 달랐다.
꿈속에서 안락사한 돼지 1000여마리 중 3마리가 살아있어 소리를 내고 있었다. 소리나는 곳에 손전등을 비추어 보니 한 마리는 구해 달라는 반가움에 “꿀꿀”, 두 마리는 “꿀꿀” 신음소리로 인간에게 원망의 소리를 보내고 있었다. 이 소리에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깨었는데, 지금도 눈앞에 생생하게 생각이 나고 가슴이 아프다.
가축방역팀은 이와 같은 아픔과 놀라서 가슴이 저려오는 순간을 접하게 된다. 전화 받기를 두려워할 정도로 수화기를 드는 직원의 굳은 표정과 굳은 말소리에 순간 가슴이 철렁한다.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한숨 소리가 절로 나오는 반복된 일상에 지치기도 하지만 함께하는 직원들이 서로 위로하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며 구제역 종식을 위해 긴장 속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노력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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