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항우울제 파록세틴(제품명: 팍실)이 심부전에 특효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심부전이란 심장의 좌심실에서 혈액을 펌프질해 온몸으로 내보내는 기능에 이상이 생겨 체내의 모든 기관과 조직에 대한 혈액공급이 부족해지는 현상이다.
미국 템플 대학 의과대학 중개의학센터실장 월터 코흐 박사는 파록세틴으로 심부전 모델 쥐의 심장기능을 완전히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폭스 뉴스 인터넷판과 과학뉴스 포털 메디컬익스프레스가 보도했다.
이 결과는 일단 진행이 시작되면 되돌리기가 어려운 심부전을 회복시킬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코흐 박사는 말했다.
파록세틴의 이러한 효과는 우울증 억제와는 관계가 없고 특정 효소(GRK2)의 활동을 억제하는 이 약의 '부작용'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코흐 박사는 지난 20년 동안 GRK2 효소를 연구하면서 심부전이 발생하면 이 효소가 증가하고 이 효소를 줄이면 심부전이 회복된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이 효소를 억제할 수 있는 저분자 물질을 찾다가 파록세틴의 이 같은 '부작용'을 발견했다.
파록세틴의 성분을 시험관에서 심근세포에 노출하자 심근세포는 박동력이 더욱 강해졌다.
그는 이어 심부전 모델 쥐들을 3그룹으로 나누어 파록세틴, 또는 같은 계열의 항우울제인 플루옥세틴(프로작) 또는 위약을 투여했다.
그 결과 파록세틴이 투여된 쥐들만 심장기능이 회복됐다.
이 쥐들은 심장이 혈액을 전신에 펌프질해 보내는 기능을 나타내는 박출계수가 심부전으로 70%에서 35%까지 떨어져 있었는데 파록세틴 투여 후 65%까지 회복됐다.
심부전 치료제는 평생 복용해야 하지만 이 쥐들은 파록세틴을 4주간 투여하고 그다음 2주는 투여를 중단했는데도 회복된 심장기능이 지속됐다.
파록세틴과 플루옥세틴은 모두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재흡수를 선별적으로 억제하는 SSRI계열의 항우울제이지만 파록세틴만 이러한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은 이 효과가 세로토닌 시스템과는 무관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코흐 박사는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중개의학' 최신호(3월4일자)에 발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