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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비정규직으로 가는 길을 좁혀야<엄주천>
특별기고 - 비정규직으로 가는 길을 좁혀야<엄주천>
  • 동양일보
  • 승인 2015.03.23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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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주천(고용노동부 청주지청장)
엄주천(고용노동부 청주지청장)

전세계적으로 ‘비정규직’의 정의가 딱히 정해져 있지는 않으나 통상 사용자에게 직접 고용되고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와 대조되는 “사용자와 근로자간 한시적 또는 일시적인 근로관계(고용형태)” 또는 “고용주에 의해 간접적으로 고용되는 형태”라고 말한다. 노동계에서는 취약근로자로 분류되는 모든 근로자를 비정규직에 포함한다.
  2002년 노사정위원회는 비정규근로자를 한시적 근로자 또는 기간제 근로자, 시간제 근로자, 파견, 용역, 호출(일일), 특수고용, 가정 내 근로자로 규정한 바 있다.
  흔히 비정규직은 저임금에 장시간 근로가 많고, 해고가 용이하여 불안한 일자리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 노동시장에서 비정규직은 정규직 시간당 임금의 64%에 불과하고, 이중 대기업 정규직 대비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은 37%에 불과하다. 전체 근로자의 30.4%가 중소기업 비정규직이라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외에도 정규직이 누리는 각종 복리후생 제도에서도 열외가 되는 등 차별과 이중구조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비정규직의 지나친 비대화는 계층 간 소득격차 심화, 사회적 위화감 조성 등으로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그런데 이러한 비정규직이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더니 2014년 사상 처음으로 600만명(607만7000명)을 돌파했으니 노동시장의 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비정규직이란 용어가 처음부터 지금과 같이 부정적 인식으로 등장한 것은 아니었다. 원래는 산업현장에서 일정치 않은 노동수요에 부합하여 기업이 유연하게 인력운용을 하도록 하고, 가사 또는 육아로 전일제 근무가 어려운 근로자가 파트타임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도입된 것이다. 이렇게 노동력의 효율적 이용을 도모하기 위해 도입된 비정규직이 IMF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기업의 비용절감 차원으로 정규직 고용을 대신하는 방식으로 변질되다보니 그 규모도 커지고 사회문제로까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와 달리 대다수 선진국들의 비정규직 일자리는 주로 시간제 일자리이고 직접 고용 방식이다. 그러면서 시간당 임금과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사회보험 및 각종 복지혜택 등이 보장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이들에게는 비정규직 일자리가 반드시 질 낮은 일자리와 동의어는 아닌 것이다.
  물론 모든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가능하지도 않겠지만 현재 우리나라와 같이 뼈대만 남은 정규직 현상에 대해서는 분명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시기이다.
  비정규직 고용의 남용을 방지하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비정규직 차별화로 회자되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해소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비정규직·하도급으로 가는 길을 좁혀야 한다. 비정규직 사용이 생산량 등 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본래의 목적대로만 최소한에 그치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 해 12월 노동시장에서 비정규직 사용에 대한 유인을 줄이고 정규직 채용 여력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이 포함된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마련하여 노사정위원회에 공식 논의를 요청한 바 있다.
  기본적으로 현재 노동시장의 구조개선에 대해서는 지난 12월 노사정이 기본 합의를 거쳐 인식을 같이 했고,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를 비롯한 우선과제에 대해서는 3월까지 논의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노사정의 대표자들은 국민들의 관심과 기대를 직시하고 각각 책임과 고통을 분담하여 미래세대에게 희망을 주는 방향으로 양보와 타협을 통한 대안을 마련했으면 한다. 그렇게 하여 올 3월, 고용시장에도 모두가 반기는 따뜻한 봄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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