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환 괴산경찰서 괴산지구대장

‘세월호 사건’ 이후 우리 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경각심과 욕구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언론매체를 통해서도 거의 매일 사건 사고가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 사실이다.
경찰은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사회 안전망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 등 4대악 척결을 위해 치안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또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우리 경찰보다 더 힘이 센 조직은 바로 ‘이웃사촌’일 것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웠지만 콩 한조각도 나눠 먹던 시절에는 마을 어른들을 중심으로 그 지역이 유기적으로 자체 안전망을 구축하였다.
가축이 없어져도 마을 사람들 모두가 자신의 일로 여기며 나서서 찾고 산불이 발생하면 삽이나 갈퀴를 들고 산에 오르던 것이 그 시절의 풍경이다.
하지만 사회 발전이 가속화 되면서 이제 우리사회는 공동체 문화 보다는 개인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하게 되었고 더 이상 남의 일에 나서는 것이 미덕이 아닌 시대를 살고 있다.
전기가 부족하다고 전국에 발전소를 건설할 수 없는 것처럼 경찰의 역할이 날로 커지고 있지만 분명한 한계가 있을 것이다.
농촌지역을 고령화 등 사회문제의 대상으로만 인식할 것이 아니라 다시 사람들이 깃들어 살기 좋은 곳이 되도록 지역 공동체가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도록 각종 정책이 뒷받침이 되고 지역주민이 한마음을 다한다면 경찰의 4대악 척결 노력도 더 훌륭한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 괴산지구대는 굽이굽이 시골길을 돌아, 주민들의 외로운 마음의 빗장을 열고 지역 치안의 동반자가 되기 위해 마을로 들어가 보려 한다.
후미진 어두운 골목도 확인하고, 청소년 탈선 장소가 될 수 있는 폐가도 재 확인하고 주민들과 자주 접할 수 있는 문안순찰 등 강화로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아 치안의 눈높이를 낮출 예정이다.
또한, 지구대 협력단체는 물론 괴산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 각종 단체와의 유기적 협력체제 바탕의 협력치안 활동을 더욱 강화하여 안전하고 행복한 괴산 만들기에 가일층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협력 치안의 일환으로 지난 2월 6일 괴산고등학교 졸업식에도 괴산읍어머니방범대원들과 함께 강압적 뒷풀이 예방 활동을 전개하여 어머니의 자상하고 다정한 마음을 담아 학생들의 올바른 생활 유도 및 학교폭력 예방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괴산읍 어머니방범대원들은 농촌 지역의 특성에 따라 점차 늘어가는 다문화가정 등 주변 가정에 대한 가정폭력 예방 등 다양한 활동으로 지역 안전 유지에 든든한 동반자가 되고 있다.
또한, 괴산읍자율방범대는 방범대 승합차량을 활용하여 매일 야간자율학습 후 늦은 시간에 귀가하는 학생들의 안전한 귀가를 위한 봉사활동을 지속 실시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귀가가 마무리 된 후엔 우리 경찰과 합동으로 소재지 상가 및 주택의 절도 피해 예방 등 안전을 위한 방범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와 더불어 14년부터 경학 협력치안 일환으로 괴산읍 소재 중원대 학생들과 합동으로 대학교 주변 및 읍내 소재지에 대한 합동 방범순찰을 지속 시행하여 대학생의 폭력 등 예방과 더불어 지역 내 절도 등 각종 범죄 예방을 위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멈추지 않고 항상 어딘가로 달려가는 순찰차가 아닌, 주민들이 손짓하는 곳이면 찾아가 차를 세우고 주민들의 어려움을 청취한다면 ‘우리 동네’의 구성원으로 경찰이 편입될 수 있을 것이다.
바쁘고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경찰이 세상의 속도만 쫓는다면 농촌지역의 주민들의 느린 발걸음과 함께하는 존재들은 점점 사라져 갈 것이기 때문이다.
목소리가 너무 커도, 반대로 너무 작아도 사람들이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없을 것이다. 경찰의 4대악 척결이 우리 사회의 안전망으로 고스란히 유지되기 위해서는 지역공동체와의 연대와 결속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