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결혼은 해도 고민, 안 해도 고민'이라고 한다. 더 심하게는 '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고도 한다.

결혼이 인생의 전부는 아닌데도 원하든 원치 않든 "결혼은 언제 할 거니?" "넌 결혼 안 하니?"라는 질문을 듣고 살아야 하는 30대 싱글 여성은 이래저래 직장에서든 집에서든 고민할 게 많다.

엄마에게 "애인은 생겼니"라는 질문 대신 "돈은 저축하고 있니"라는 질문을 받는 '수짱'(시바사키 코우)은 연애는 숙맥이지만 취미이자 특기인 요리에서만큼은 제대로 능력을 발휘하는 카페 매니저다.

"남자보다 영업실적, 구조조정이 더 걱정"인 영업사원 '마이짱'(마키 요코)은 직장 상사와 후배에 치여 스트레스를 달고 산다.

프리랜서 웹디자이너인 '사와코상'(테라지마 시노부)은 혹시나 자신이 결혼하게 되면 엄마 혼자 치매에 걸린 할머니 병수발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걱정이다.

영화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감독 미노리카와 오사무)는 수짱과 마이짱, 사와코상의 일상을 통해 30대 여성에 대한 얘기를 그린 작품이다.

30대 싱글 여성의 삶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그려내 인기를 끈 일본 만화가 마스다 미리의 작품 '수짱 시리즈'를 바탕으로 했다.

평범한 일상을 담담하게 표현한 원작처럼 영화도 담담하게 흘러간다. 별다른 반전도 없다.

하지만, 이보다 더 30대 여성의 고민을 제대로 짚으며 위로를 건네는 작품도 없을 듯하다.

'이것으로 괜찮아, 이것도 좋아', '결국 이렇게 된 건가', '내가 한 선택은 잘못된 걸까'….

패기와 열정 넘치는 20대를 거쳐 직장에서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현실을 보다 직시하게 된 30대가 나누는 고민과 선택을 영화는 어느 하나도 허투루 다루지 않고 다정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어루만진다.

남자로서 섬세하게 여성들의 마음을 스크린에 옮긴 미노리카와 오사무 감독은 "수짱처럼 제대로 몸과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자문자답하는 주인공을 영화에 그려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4월 9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106분.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