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진 청주청원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성폭력 담당 경장

 

여름으로 다가서는 6월. 벌써부터 기온이 30도를 웃돌고 있다. 올해 무더위가 일찍 시작되어 여름이 꽤나 길 듯 싶다. 의상은 점점 가벼워지고 짧아져 노출이 많아진다. 여성들이 자신의 아름다운 몸매를 한껏 뽐낼 수 있는 계절이기도 하다.

노출이 많아지는 여름은 ‘낭만의 계절’이라지만 잠재적 성폭력 범죄자의 성적욕구가 자극되어 성폭력 범죄 증가되는 계절이기도 하다.

정부는 4대 사회악(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불량식품) 척결과 함께 올해를 피해자 보호 원년의 해로 정해 성폭력 근절 및 피해자 보호에 적극 대응해 나가고 있다. 성폭력 범죄 통계를 분석하면 여름 휴가철인 7~8월에 집중된다.

성폭력 범죄 피해는 제때 치유하지 않으면 평생 마음의 상처로 남아 정상적인 생활을 어렵게 한다.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멍들게 하는 성범죄의 올바른 예방과 대처법은 무엇일까.

첫째, 성범죄 범인은 어떤 사람들인지 알아야 한다.

성범죄자는 외모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또 낯선 사람이 성범죄를 저지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성범죄가 75~80%가 피해자와 친분이 있거나 안면이 있는 사람이라고 보고된바 있다. 즉 할아버지, 삼촌, 남자형제, 계부모, 아버지로부터 학교 교사, 이웃, 직장동료나 상사 등 다양하다. 따라서 막연하게 어떠한 사람을 주의하라고 하기 보다는 수상한 행동과 낯선 상황을 보고 피할 수 있는 판단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나에게도 성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 하에 항상 미리 대처법을 연구한다.

밤늦게 귀가할 일이 생겼을 경우 가족에게 미리 연락을 하고, 사전에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위치 정보를 가족 또는 지인에게 전송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택시기사에 의한 성폭력 사건이 종종 발생하고 있는데 늦은 밤 택시를 이용해 귀가 시에는 여성안심귀가 서비스인 ‘핑크택시’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외진 곳이나 어두운 골목길을 지나는 경우에는 호신용 호루라기, 가스 스프레이 등의 호신용품을 휴대하면 도움이 된다. ‘성범죄자 알림e(스마트앱)’ 앱을 다운받아 본인의 주거지 근처에 성범죄자가 있는지? 있다면 어디에 있는지 성범죄자의 얼굴 등 신상을 미리 파악, 불의의 사고에 대비하는 것도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또 스마트폰 외부버튼만 누르면 긴급신고가 가능한 ‘SOS 국민안심 서비스’ 앱을 가입하면 범죄 등 위급 상황 시 긴급구조를 받을 수 있다. 2013년 1월부터 시행된 이 서비스는 범죄 위험에 놓인 어린이와 여성 등의 위치를 경찰에 알려 신속한 대처가 가능케 한 것으로 실제 성폭행 미수범을 10분 만에 체포하는 등 그 효과가 인정되고 있다.

셋째, 성폭력을 당했다면 증거를 확보하자.

성범죄를 당한 피해자들은 자신이 피해자임에도 자신에게 일의 책임을 돌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자세한 사실을 감추거나 힘든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해 수사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 성폭력을 당하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증거를 찾아서 보유하는 것이다. 피나 정액이 묻은 속옷은 나중에 법적인 조치를 취할 때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이제까지 유교문화에 젖은 우리사회는 ‘성’이라는 단어를 밖으로 표현하는 것을 꺼려해 왔다. 성범죄를 당했어도 창피하고 쑥스러워 당당하게 신고나 도움을 요청하지 못 한 것이 사실이다.

성범죄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성범죄 예방, 대처법의 홍보가 필요한 시기이다. 한 개인의 힘만으로는 어렵기에 우리 경찰이 앞장서고 있는 것이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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