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방’ 예능 이어 ‘쓰리 썸머 나잇’으로 영화 첫발 손호준

 

최근 몇 년간 배우 손호준(31)의 주 활동 무대는 TV 방송이었다. 화제작이었던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로 떠오른 데 이어 ‘꽃보다 청춘’, ‘삼시세끼’, ‘집밥 백선생’ 등 여행 또는 요리 방송이 잇따라 터졌다.

그가 이번에는 스크린으로 찾아온다. 15일 개봉하는 ‘쓰리 썸머 나잇’에서다. 임원희, 김동욱을 비롯한 남자배우 셋이 비슷한 비중을 차지하기는 하지만, 손호준에게는 첫 주연작이다.

개봉을 앞두고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최근 만난 그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연기와 예능 출연의 차이에 대한 질문에 “연기로는 공부가, 예능으로는 힐링이 된다”고 답했다.

“작품과 예능은 다른 매력이 있어요. 영화나 드라마는 연기가 일이니 대본 분석하면서 공부를 많이 해요. 예능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기보다는 힐링이 돼요. ‘꽃청춘’ 찍을 때는 효정 누나(신효정 PD)한테 ‘저한테 출연료 왜 주시는 거예요?’ 그랬어요. 여행 보내주셔서 그렇게 재미있게 놀았는데요. 하나의 선물을 받은 것 같았어요.”

고향인 광주의 극단에서 연기를 시작한 손호준은 서울로 올라와 드라마와 영화 속 작은 역할들부터 맡아 차근차근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 ‘응사’를 통해 대중에 얼굴을 각인시킨 것이 서른 살에 가까워진 때였으니 무명 시절이 짧지는 않았다.

“극단에 들어가고 싶어 서울에 올라온 다음에는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죠. 방송에서 작은 일이라도 시작하면서 아르바이트를 그만둬야 했으니 오히려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만난 ‘응사’는 “소중한 작품, 좋은 추억을 넘어 서울에서 새로운 가족을 선물해 준 작품”이라고 그는 돌아봤다. ‘응사’에서 만난 유연석, 바로와의 인연은 ‘꽃청춘’으로 넘어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연석이와 바로는 항상 만나고 감독님이나 스태프들도 연락하고 지냅니다. 저한테는 가족이 생긴 거라고 생각해요. 윤호(같은 고향 출신으로 친하게 지내는 가수 유노윤호)를 연석이한테 소개해서 같이 만나는데 윤호가 연석이한테 ‘형님 고맙습니다’라고 하더라고요.”

손호준은 최근에는 배우 차승원을 ‘차줌마’로 만든 ‘삼시세끼’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스타로 만든 ‘집밥 백선생’ 등 ‘쿡방’으로 활약했다.

그는 톡톡 튀는 입담을 자랑하는 쪽도, 능숙한 요리 솜씨를 뽐내는 쪽도 아니다. 요즘 예능 프로그램으로는 드물게도 착한 이미지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저는 선배들이 이야기할 때 말 자르고 끼어들지는 못하겠더라고요. 기본적인 예의는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서요. 요리 실력이요? 처음에는 제 실력이 그렇게 엉망이라는 생각은 못했는데 방송에서 보니 제가 봐도 ‘비주얼’이 좀 그렇긴 하더라고요. (웃음)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어제도 연석이랑 저희 집에서 술 한잔하면서 닭볶음탕과 꽁치조림을 해줬는데 맛있다면서 놀라더라고요”

이번 영화는 ‘주유소 습격사건’의 김상진 감독이 만든 신작이다. 현실에 치인 세 친구가 부산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해운대에서 벌어지는 한바탕 소동을 그린 범죄 코미디물로, 그는 갑에게 지친 제약회사 영업사원 왕해구 역을 맡았다.

“바다에 들어가는 부분은 10월에 촬영해서 무척 추웠어요. 몸에 뜨거운 물을 붓고 촬영했죠. 뛰기도 참 많이 뛰었어요. 찍은 분량의 3분의 1밖에 안 나온 것 같아요. 그래도 배우도, 스태프도 재미있게 지냈어요. 그렇게 즐겁게 노는 모습들이 화면에도 보이는 것 같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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