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교(세계유기농업학회 엑스포조직위원회 위원장)

▲ 최승교(세계유기농업학회 엑스포조직위원회 위원장)

 2011년 11월 ISOFAR(세계유기농업학회)에서는 세계유기농엑스포 추진을 위하여 한국에 추진위원회를 설립하고 설명회와 유치계획서를 접수하였다. 그 후 심사와 타당성 조사 및 현지실사에 참여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ISOFAR(세계유기농업학회)와 충북도 그리고 괴산군은 2015년 9월 18일부터 10월 11일까지 2015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필자는 이번 엑스포 개최를 준비 하면서 한국 유기농업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며, 해외 체류와 방문을 통한 경험을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2007년 8월 유기농업과 생태마을 벤치마킹을 위한 독일 연수를 다녀온 적이 있다. 독일은 나에게 많은 추억과 이야기를 주었고, 또한 유기농업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해 주었다.

 첫날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 첫 방문지인 프라이브루그로 이동하였다. 프라이부르그는 세계적 생태도시로 널리 알려져 있는 곳이다. 이 도시의 대표적 사업은 태양에너지의 도시화로 태양열에너지를 이용한 건물이 도심 곳곳에 있으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태양건축가 롤프 디쉬가 설계한 회전형 태양에너지 건물로 유명한 곳이다. 또한, 대기오염을 줄이고자 자전거 전용도로가 보편화 되어 있고, 신축 건물은 에너지 저소비형 건물로 짓도록 의무화 된 곳으로 도심 곳곳에 정화된 맑은 물이 흐르는 아름다운 생태도시였다.

 둘째 날 본 대학 유기농연구소를 찾았다. 이 연구소는 세계적으로 명성이 있는 울리히 퀘프케교수가 운영하고 있으며, 그는 “유기농업은 최첨단 친환경농업이며 천적을 활용하는 등 자연생태계의 원리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데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대표적으로 윤작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으며 지역에 맞는 윤작체계 확립과 토양 비옥도를 높여 지속 가능한 농업이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윤작을 통해 질소함량이 높아지고, 토양 잔류 영양분의 작물 공급이 유리하며 특히 병해충과 잡초 발생 억제에도 도움이 되는 등 윤작이 가장 경제적인 유기농업이라고 밝혔다.

 셋째 날은 독일 중부 니더작센주 쾨팅엔 남쪽 15km 위치한 170여 가구가 살고 있는 에너지 자족마을 윤데를 찾았다. 이 마을은 바이오가스 생산을 위해 마을 근처 농경지에서 생산되는 유기농 옥수수 및 부산물과 수백 마리의 유기축산에서 배출하는 축분 등을 이용하여 연료를 확보하고 있었다. 우선 축분과 사일리지를 혼합 발효시켜 만든 바이오가스를 이용하여 전력을 생산하고 바이오가스를 생산한 뒤에 나오는 부산물(유기농 퇴비와 액비)은 마을 주민들이 무상 공급받아 유기농업에 활용하였다. 또한 숲에서 나오는 폐목 등을 우드칩으로 만들어 마을에 온수나 전기를 공급하는 원료로 사용하고 있었으며, 생산된 전기 중 마을 전체가 사용하고 남는 잉여 전기는 3배 가까이 비싼 값으로 독일 전력회사에 판매하고 있었다. 유기농업과 자연순환의 원리를 이용한 저비용 고효율의 농업경영이 가능한 대목이었다.

 연수 마지막 날 다시 독일에서 비행기를 이용 영국 북쪽 끝 스코틀랜드 핀드혼 마을을 방문하였다. 이곳은 아주 척박한 불모지였으나 에코빌리지 프로젝트를 통하여 핀드혼 공동체를 의욕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는 곳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환경 친화적 건물, 에너지 재생장치, 유기농 생산단지 조성, 사회적 가족공동체 실현 등을 기본 원칙으로 하는 프로젝트였는데, 오폐수를 처리하는 ‘리빙 머신’이라는 이름의 정화장치로 유명했다. 이 장치를 통해 하루 35톤 정도의 생활오수를 처리하는데 수생식물들을 이용한 혐기, 침전, 여과 등의 과정을 거쳐 하수를 중수로 전환하고 있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한 마을단위의 한국형 유기농 생태마을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결론적으로 생명산업인 농업이 최근 국제화, 개방화의 지속적인 위협요인으로 우리농업은 국제적으로 농업경쟁력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농산물 생산의 지속성 유지와 국민건강을 위한 안전농산물을 생산하는 기능 확보 그리고 향후 국제적인 친환경농업 동향에 능동적인 대처를 위한 혜안이 필요하다.

 이번 세계유기농엑스포의 성공적 개최를 통하여 대한민국과 충청북도 그리고 괴산군은 유기농업의 국제적인 위상이 높아지고 신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유기농 소비촉진과 유기농산물 가공품, 유기농자재 등 관련 산업 발전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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