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변호사 연우 죽음의 문턱에서 거래로 살아남는데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어렵게 성장한 연우(엄정화)는 잘 나가는 변호사가 돼 넓은 집과 외제차에 고급스러운 취향까지 갖추고 화려한 삶을 살아간다.

연우는 어느 날 교통사고로 이승에서 저승으로 건너가는 문턱에 선다. 저승사자(김상호)는 연우에게 한달간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면 본래의 삶으로 돌려보내 주겠다고 제안한다.

이를 수락하고 눈을 뜬 그녀의 앞에는 구청 공무원인 애처가 남편 성환(송승헌), 한창 사춘기를 보내는 중인 딸(서신애), 유치원생 아들이 있다.

이런 도입부 내용에 더해 주연배우는 망가지는 코미디 연기부터 무거운 감정 연기까지 두루 소화할 수 있는 엄정화다.

‘미쓰 와이프’(감독 강효진)는 이를 바탕으로 관객이 상상할 수 있는 범위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자신이 잘 먹고 잘사는 데만 관심을 두던 여자는 ‘구질구질한 아줌마의 인생’ 한가운데로 떨어지자 도무지 적응하지 못한다. 이 과정은 슬랩스틱을 포함한 과장된 코미디로 진행된다.

이후 여자는 조금씩 이 삶에 동요해 가짜 남편과 아이들에게 진짜 사랑을 느끼고 인생에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깨달아 나간다. 이 모습은 눈물을 철철 뿌리는 최루성 신파로 그려진다.

영화는 웃길 때도, 울릴 때도 소소하지만 진지하다. 인물과 상황에 진심으로 접근한다는 점은 이 영화의 장점이다.

송승헌의 잘생긴 외모를 소재로 한 유머처럼 진짜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도, 느닷없이 엄마가 된 골드미스가 남의 가족에게 동정이 아닌 공감을 하게 되는 모습처럼 진짜 눈물을 끌어내는 장면도 있다.

엄정화보다 비중은 작지만, 그간 남성미 넘치는 역할을 주로 맡았던 송승헌의 ‘허당’ 연기도 기대 이상이다.

그럼에도 영화는 ‘뻔하다’는 한계를 끝내 벗어던지지 못한다. 어디엔가 있을 법한 이야기가 아니라 일부러 만들어낸 듯한 인물과 상황 설정들, 이야기 전개가 그렇다.

어디서 본 듯한 그 느낌이 ‘미스터 맘마’, ‘고스트 맘마’ 같이 20년 전 영화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점이 특히 문제다.

8월 13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1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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