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진 청주시 강서1동 주민센터 주무관

모든 것이 낯설고 딱딱한 새 구두, 까만 정장만큼이나 어색하게 새내기 공무원으로 첫 출근길에 나섰던 2013년 늦가을이 생각난다. 새내기만의 풋풋함과 에너지로 새로운 삶과 도전을 시작하던 그 때의 설레는 기분이 느껴진다.
공직사회로의 첫 걸음을 내딛던 첫 출근, 공무원이라는 말이 아직은 어색하던 그 순간, 모든 것들이 추억이 되어 간다. 신규 임용공무원으로 임용장을 받고 새로운 각오와 다짐으로 강서1동에서 민원업무로 시작하게 되었고 지금은 회계업무를 맡으면서 공무원으로서의 임무를 착실하게 배워나가고 있다.
공무원이 되기 전에는 공무원들은 무척 보수적이고 틀에 박힌 듯 딱딱한 조직으로서 직원들 간에도 서로 대화도 없고 계급사회인 만큼 승진을 위해 인간적인 친분보다 거리를 두면서 본인의 업무만을 하는 삭막한 직장이 아닐까라고 막연하게 생각한 적이 많았다.
그러나 얼마가지 않아 그런 나의 생각이 잘못되었고 편견이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우리 강서1동은 업무시간이 끝나면 스트레스도 날리고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함께 탁구도 치고 음악에 관심이 있는 직원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통기타를 배우는 등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다.
또 내 업무만이 아니라 서로서로 일도 도와주며 어려운 민원이 발생할 때면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주어 매일 출근하고 싶고 행복을 나누고 싶은 공간이 되고 있다.
하루에 우리는 직장에서 8시간 이상을 근무한다. 하루 삼분의 일을 직장에서 보낸다는 의미이다. 짧은 시간이 아닌 긴 시간을 보내면서 가끔은 직원들의 흠을 보거나 뒷담화를 한 적도 있었을 것이고 나와 잘 맞지 않는다고 미워하고 힘들어 해 본 적이 있었을 것이다.
직장이라는 곳이 즐겁지 않고 매일 스트레스를 받고 괴롭고 출근하기 싫다면 무척 불행하고 힘든 날들을 보낼 것이다. 오늘 문득 다시금 다짐을 해본다.
‘내가 하기 싫으면 남도 하기 싫겠지’라는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앞으로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해 주고 직원들을 더 도와주고 격려해주어야겠다고 말이다. 나부터라도 먼저 실천한다면 나와 같이 근무하는 모든 직원들이 출근하고 싶어질 것이고 가족 같이 행복한 직장이 되지 않을까.
나에게 공무원으로서의 첫 발을 내딛게 해주고 행복의 의미를 찾아 주는 이 곳, 강서1동에서 오늘도 나는 웃으면서 즐겁게 직장생활을 해 나가고 있다. 하루하루의 보낸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져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는 웃으며 돌아볼 수 있는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이 되길 희망을 해보며 짧은 시간이나마 아름다운 행복을 주는 동료들께 깊은 감사를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