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욱 흥덕발전연구회 전 흥덕구청장

울창한 동굴길을 지나면/ 아름다운 전원도시 내고향 청주로다/ 거리마다 집집마다 꽃동산 이루고/ 순박한 내형제들이 흐뭇한 미소짓네/ 이 노래는 청주MBC방송국에서 오랫동안 방송인으로 근무하고 타계하신 고 박병두 선생께서 작사·작곡하신 향토가사다.
지금은 거의 불리지 않고 있지만 1980~90년대엔 관공서를 중심으로 의식행사 시 활용이 됐고, 초·중·고교생들을 중심으로 널리 전파되기도 했다.
선생의 노래에서 잘 표현한 울창한 동굴길이란 청주가로수길을 의미하는 것으로 오래 전부터 우리 고장의 큰 자랑이 돼온 것이 사실이다. 청주를 찾는 외지인들에게 가장 인상깊게 느껴지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설문조사에서 강서 플라타나스길을 1순위로 꼽고 있다. 그만큼 우리 고장의 청주가로수길은 명품가로수길로 인정받아온 지 오래다.
청주가로수길은 오래 전 영화 ‘모래시계’와 ‘만추’의 배경으로 촬영돼 유명세를 탄 바 있고, 2001년도엔 산림청과 생명의숲국민운동본부, 유한킴벌리가 공동주관한 전국아름다운숲경연대회 ‘거리숲부문’에서 대상을 차지한 바 있다.
이렇듯 우리 고장의 가로수길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살펴보더라도 결코 손색이 없는 명품가로수길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형형색색 아름다운 옷으로 갈아입으며 멋진 경관을 연출하고 자동차 매연으로 인한 탁한 공기를 정화시키며 상큼한 산소를 공급해 주는 청주가로수길은 우리의 보배가 아닐 수 없다. 인터넷에서 최근까지 불로거들의 평가를 살펴보면 ‘전국 최고의 드라이브코스’ ‘최고의 관광명소’ ‘내 아름다운 영혼을 만나볼 수 있는 곳’ 등으로 격찬하며 꼭 한번 찾아가 볼 것을 권유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청주인들은 마냥 즐거워할 수만은 없다. 최근엔 가로수길을 4차선에서 6차선으로 확장하고, 주변의 택지개발로 인해 가로수의 보존환경이 매우 취약해졌고 기존의 운치있는 경관이 과거에 비해 많이 훼손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올곳게 자라지 못 한 나무들이 상당수 있고, 자동차 매연과 노화로 인해 매년 죽어가고 있는 나무들이 늘고 있는 것은 또 다른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청주의 명품가로수길이 겉으론 화려해도 내적으로 신음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옛 명성을 계속 이어서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고단위 처방이 시급한 실정이다.
명품가로수길을 확대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전략으로는 첫째, 매년 적정한 예산을 투입하여 고사목과 수형이 나쁜 나무들을 과감하게 교체보식해서, 지속적으로 멋진 경관을 유지해 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나무만 가지고는 가로수길을 명소화하는데 한계가 있으므로, 가로수 밑 화단과 주변공간, 화향백리길 등에 잘 어울리는 초화류를 아름답게 가꾸어서, 보다 품격있는 가로수 경관을 창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 적극적인 홍보와 이벤트 전략을 통해서 외지인들이 보다 많이 우리 고장을 찾아와 머물도록 함으로써 지역의 이미지를 고양시키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미래는 나무만 잘 심어도 훌륭한 관광지가 될 수 있다.
강원도 월정사의 전나무숲길, 전남 담양의 메타스퀘아숲길, 장성의 편백나무숲길, 영동의 감나무가로수길 등은 이미 관광명소로서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지역의 이미지를 고양시키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우리도 이젠 명품가로수길을 도시관광 마케팅과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확대 조성해 나가는데 적극 힘써야 할 것이다.
기존의 청주가로수길을 세계적인 명품가로수길로 가꾸어 나가는 한편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잘 관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시내일원 가로수를 비롯해서 무심천의 벚꽃나무와 청남대진입로 가로수, 공군사관학교 진입로 은행나무가로수, 대청댐 가는 길의 잣나무가로수 등을 명품으로 가꾸고, 새로운 명품가로수길과 도시숲 조성을 확대해서 도시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범시민 아이덴티티를 형성, 살기좋은 세계 일류도시를 지향해 나가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