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규 제천시선거관리 위원회 사무국장

 

오는 12월 15일부터 20대 국회의원선거의 예비후보자들이 등록신청을 하면 사무소 설치와 명함배부 등 허용된 선거운동을 할 수 있어 실질적인 국회의원선거가 시작된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각 정당 간 공천방법과 선거구 획정에 대한 의견이 상충되고 있으며 이번에도 국회의원선거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총력을 다 할 것이 예상된다.

이러한 가운데 공정관리를 신조로 삼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직원으로서 이번 선거를 밝고 깨끗한 선거로 만들고 국민화합의 축제가 되도록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우리의 선거문화가 조직과 바람에 의하여 좌우되는 모습을 보여 왔다. 막판으로 갈수록 상호 비방과 연고주의까지 동원하여 승리하려고 하였기 때문에 선거분위기는 혼탁 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고무적인 것은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후보자에 대한 벌칙과 선거구 획정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국회의원들의 노력이 있다는 점이라고 하겠다.

이런 현상은 우리가 선거를 할 때 다른 선진국처럼 정당의 정책이나 후보자의 공약을 보고 선택하기보다는 연고나 인물중심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후보자의 정견이나 공약들의 차이가 적고 실현가능성을 판단하기 어려워서일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각 정당과 후보자들은 유권자들이 공약실현성과 이행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매니페스토를 선거기간 전에 제시하여야 한다.

‘매니페스토(Manifesto)’란 후보자가 유권자에게 제시하는 선거공약을 말하며 공약이행과 관련한 재원조달 방안과 기한을 명시하는 것이다.

이렇게 공약이 사전에 공개되어 전문가들의 검증을 받아 평가됨으로써 유권자가 후보자들을 선택하는데 도움을 주게 되며 특히 당선된 후에도 이행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유권자는 실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공약을 제시한 후보자에게 투표할 것이고 선거후 당선자의 공약이행 상황을 평가하여 다음 선거 시 지지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이번 국회의원선거에서는 이제까지 잘못된 관행을 매니페스토에 의한 정책 선거로 단절시켜야 하며 이를 위해 각 계층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

먼저 정당과 후보자들은 종전과 같은 부정적 선거 전략을 지양하고 긍정적 선거 전략으로 실현 가능한 정책을 제시하여 이것으로 경쟁하는 것이 바른 방향일 것이다.

또 유권자들이 공약 실현성과 이행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공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지역 언론사나 시민단체의 역할 확대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그리고 유권자도 시대적 사명감과 주인의식을 가지고 후보자의 정책을 꼼꼼히 비교하여 어느 후보자가 실현 가능한 정책을 제시하였는지 신중히 판단한 다음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하여야 한다.

이렇게 각 분야의 변화로 이번 20대 국회의원선거부터 정책중심의 경쟁으로 나아가 정당, 후보자, 유권자 모두가 승리하는 국민 축제로 승화시키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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