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방 괴산경찰서 불정파출소장 경감

 

(동양일보)어느 해 보다 가뭄으로 인한 피해가 막심하지만 게을리 할 수 없는 농부들의 가을 수확이 한창이다.

곡식들이 결실을 맺기 위해 농부들은 얼마나 땀을 흘리며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가, 농부들이 흘린 땀방울이 그저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농부들의 노력으로 일군 결실의 기쁨이 우리의 식탁과 마음을 넉넉하게 하지만 한편으로는 점차 고령화 되어가는 현실과 농가에서는 절대 없어서는 안 될 경운기, 트랙터 등 농기계뿐 아니라 어르신들의 이동 수단으로 사용되는 전동 스쿠터와 휠체어, 사륜오토바이(사발이)가 운전조작 미숙 등으로 인한 사고로 이어지고 있어 어르신들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는 실정이다.

자식들은 나이 드신 부모님의 거동이 불편함을 모른 척 할 수 없어 가까운 논밭에 타고 다니시라고 기꺼이 비싼 사륜오토바이나 전동 스쿠터를 사주시거나 어르신들은 직접 구입하여 타고 다니시며 논밭을 가꾸신다. 이러한 추세는 농촌의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 되면서 더욱더 증가하게 될 전망이다.

이동의 편리성과 가벼움으로 연령층을 불구하고 구입하여 이용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운기나 사륜오토바이, 전동스쿠터와 휠체어가 농로와 일반 도로를 어쩔 수 없이 운행하게 되는데 이는 자동차와는 달리 항상 사고 위험에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사륜오토바이는 대부분 125CC 이상으로 제작되어 판매되고 대부분 농촌에서 어르신들의 이동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의료용 전동스쿠터와 휠체어 등도 항상 사고 위험을 안고 운행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부터 심각하게 발생한다. 125CC를 초과하는 이륜 오토바이나 사륜오토바이를 운행하려면 반드시 2종소형 면허를 취득해야 하는데 이런 사실을 국민들이 잘 모른다는 것이다.

면허 없이 운행하다 교통사고로 이어질 시 당사자는 무면허 운전으로 형사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되는데도 이런 심각성을 잘 모르고 있다.

그렇다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경운기 사고와 사륜오토바이, 전동스쿠터와 휠체어 사고를 사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판매처에서는 125cc를 초과하는 사륜오토바이를 판매할 때 구매자가 반드시 2종소형 면허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없다면 판매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는 어르신들의 농기계 등 조작법과 운행시 안전한 운행방법 등을 숙지하고 해당 기관에서는 반복해서 교육을 해야 한다. 반복하고 또 반복하는 교육으로 어르신들의 생명을 지켜야 함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세 번째는 운행 전 반드시 안전수칙을 지켜야 한다. 농기계나 사륜오토바이, 스쿠터 등에는 가급적 경광등, 야광반사지 등을 부착하고 밝은 옷을 입어 잘 보일 수 있도록 하고 야간운행을 자제해야 한다. 나이 드신 것은 생각 안하시고 마음만 가지시고 농기계 등을 운행하시는 건 자칫 큰 화를 불러 올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농민들과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대부분 이렇게 말씀하신다. 농사일 하는데 힘들어 술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일을 하지 못한다고. 물론 술을 드시지 말라는 건 아니다.

하지만 술을 꼭 드셔야 한다면 일이 끝나고 안전하게 집으로 귀가해서 드셔야 할 일이다. 술을 마시고 농기계나 오토바이, 스쿠터를 운행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소중한 생명과 맞바꾸게 될지도 모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우리 모두 농민들과 어르신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다시 한 번 곰곰이 되짚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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