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화가’ 진채선 역 수지, 조선 최초의 여류명창 1년간 직접 판소리 배워

 

걸그룹 미쓰에이로 데뷔해 영화 ‘건축학개론’(2012)으로 ‘국민 첫사랑’이라는 별명을 얻은 수지(배수지·21)가 3년 만에 ‘도리화가’로 스크린에 복귀한다.

다음 달 25일 개봉하는 ‘도리화가’는 1867년 여성은 판소리를 할 수 없던 시절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금기를 깨고 조선 최초의 판소리학당 동리정사의 수장 신재효(류승룡) 밑에서 소리를 배워 조선 최초의 여류 명창으로 성장한 진채선(수지)의 이야기를 그렸다.

수지는 29일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열린 ‘도리화가’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눈물이 났다”면서 “소리를 하고 싶지만, 잘되지 않아 속상해하는 채선의 감정은 내가 가수를 준비할 때 느낀 것과 닮아 감정이입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실존 인물을 연기해야 하는 부담이 컸지만, 도전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며 “촬영 시작하기 1년 전부터 소리를 내는 법을 배웠다”고 덧붙였다.

수지는 이번 영화에서 판소리뿐 아니라 사투리와 남장 연기를 선보인다. 또 얼굴을 까맣게 보이려고 얼굴에 숯 칠까지 감행했다.

수지는 “원래 피부가 하안 편인데 숯으로 얼굴을 까맣게 해놓으니 못 봐주겠더라”면서 웃었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 류승룡, 송새벽, 김남길 등 쟁쟁한 남자 선배 연기자들과 호흡을 맞췄다.

조선 후기 판소리 이론을 집대성한 대가이자 판소리 학당 동리정사의 수장 신재효로 분한 류승룡은 “한 폭의 수묵화를 유영하는 듯한 아름다운 이야기 속에 슬픔, 열정, 도전, 안타까움이 있는 영민한 작품”이라고 영화를 소개했다.

특히 류승룡이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명량’(2014) 등 실존 인물을 연기한 영화가 모두 관객 1천만명을 넘기며 크게 흥행한 터라 이번 영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류승룡은 “안다고 하지만 잘 알지 못하거나 왜곡된 내용을 재해석해 다른 관점으로 알린다는 사명감이 있다”면서 “알아가는 재미와 알리는 재미도 크다”고 말했다.

동리정사의 소리 선생이자 판소리 고수((鼓手) 김세종 역을 연기한 송새벽은 “극 중 극에 끌렸다”면서 “극에서 놀고 싶게 만드는 부분들이 나를 쿵쾅거리게 했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 메가폰을 잡은 이종필 감독은 “관객들이 위로받을 수 있는 맑고 근사하며 애틋한 영화”라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이 감독은 원빈 주연의 영화 ‘아저씨’(2010)에서 형사 역으로 출연,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자신이 연출한 이번 영화에 출연하느냐는 질문에 이 감독은 “그렇지 않다”면서 “기본적으로 영화를 무척 좋아해서 당시 우연한 기회에 출연한 것일 뿐 배우가 되고 싶거나 영화에 출연하고 싶은 욕심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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