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호 청주시 상당구 주민복지과

 

밖에서 보는 공무원의 세상과 그 안에서 보는 공무원의 세상은 참 많이 달랐다. 사회생활에 첫발을 내딛은 3주차, 난 청주시 상당구 새내기 공무원이다. 모든 것이 낯설고, 지금 나에게 주어진 업무를 처리하기에도 허둥지둥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 상당구 구정투어를 가라는 공문이 내려왔다. 새내기 공무원인지라 항상 좋은 모습으로 현장견문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싶어 구정투어를 나서게 되었다.

구정투어 버스에 오르자 버스 안에서는 상당구를 밤낮으로 이끌어 가는 구청장님이 구청의 기본현황에 대한 설명과 재미있는 퀴즈안내로 가을여행을 가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셨다.

우리의 첫 도착지는 지북동에 있는 상수도 정수장이었다.

공무원에 임용되기 전에는 정수장이란 곳이 단지 가정에 물을 공급해 주는 곳으로 아는 것이 전부였지만, 오늘 내가 가서 보고 느낀 것은 참 많이 달랐다. 정수장에서는 우리에게 수돗물을 제공하기 위해서 상수원에서 취수탑, 취수장, 침전지, 여과지, 수질검사 등을 통한 수많은 처리과정을 통하여 각 가정마다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도록 제공하는 곳이었다. 그리고 정수장 앞에 있는 큰 어항은 참 인상적이었다. 어항에는 보기 좋은 금붕어가 담겨 있었지만, 그 금붕어는 우리에게 공급하는 수돗물이 오염되거나 잘못되었을 때 급박하게 그 상황을 알려줄 수 있는 매개체인 것이었다. 재난에 대한 사전대응 할 수 있도록 보여주는 것이었다.

두 번째로 우리가 간 곳은 문의문화재단지다. 공무원이 되기 이전 어렸을 때 부모님과 몇 차례 왔던 기억이 있었지만, 공무원이 되고 나서 방문한 이곳은 그때와는 느낌이 많이 달랐다. 우선 퇴직하신 공무원 선배님께서 그곳 안내봉사를 하고 계셨다.

역사 지식들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좀 더 자세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설명해 주셔서 역사에 대한 좋은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다. 그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여러 문화재가 아닌 우리가 문화재를 보기위해 오르내리는 계단이었다. 3가지 길로 구분 되어있는 계단은 좌측은 내려올 때 우측은 올라갈 때 그리고 중앙은 신이 지나다니는 길이라고 해서 우리 선조들은 그 길로 다니지 않았다고 한다.

구정장님, 그리고 새내기공무원들과 함께 맛있는 점심식사를 하고 다음으로 버스가 향하고 있는 곳은 청남대였다. 그동안 이런저런 핑계로 가보지 못했던 청남대를 이번 기회에 간다하니 마음이 설레였다. 내가 알던 청남대는 드라마에서나 보던 아름다운 저택만 있는 줄 알았는데, 막상 가서보니 드넓은 부지와 아름다운 조경들이 마치 동화 속에 들어온 듯한 인상을 받을 정도로 다채로웠다. 시간이 부족하여 모든 것을 볼 수는 없어서 아쉬웠지만 한 가지 기억에 남는 것은 여러 대통령님들이 묵으신 건물 내부였다.

공무원이 되기 전에는 단순하고 막연하게 알고 있던 정수과정이라든지, 가족과 함께 좋은 마음으로 즐기기만 했던 문화재들을 공무원이 되고 나서 관할지역 문화재들을 방문하고 나니 나도 모르게 ‘아 이런 점은 좀 더 보완이 됐으면 좋겠다.’ 또는 ‘이 곳을 관리하고 기획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겠구나.’라고 한번 더 생각해보는 시간이 된 것 같아 앞으로의 공직생활에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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