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서 심야 식사가 뇌의 해마 기능 저하

(동양일보) 잠을 자야 할 심야에 늘 식사를 하면 학습능력과 기억력이 떨어진다는 동물실험결과가 나왔다.

의학 전문 사이트 메디컬익스프레스는 2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UCLA) 연구진이 이런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심야에 습관적으로 음식을 먹으면 대사 장애가 일어나 당뇨 전단계 상태 등 신체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등의 연구 결과들은 기존에 있었다.

UCLA 연구진은 실험용 쥐를 2개 집단으로 나누어 한 집단엔 통상적으로 활동하는 낮시간대에만 먹이를 주고 다른 집단엔 심야에서 새벽까지 6시간의 '핵심수면시간대'에만 규칙적으로 먹이를 줬다.

그 결과 늘 심야에 먹이를 먹은 쥐들은 새로운 사물이나 사건을 경험한 다음 기억해내는 능력과 장기 기억력이 다른 집단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이는 심야에 먹이를 먹은 쥐의 뇌의 해마라는 부위에서 '반응요소구속 단백질'(CREB)의 활성도가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또 해마에 있는 시교차상 핵과 다른 부위에 있는 생체시계 조절 기능들 간에 불일치가 일어난 것도 기억력 저하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시교차상 핵은 우리 몸의 생체시계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조절하는 최고기관이다.

해마는 새로운 경험을 기억해내는 일종의 학습능력은 물론 장기 기억력과도 관련 있는 뇌 부위다.

CREB는 생체시계와 학습·기억능력 모두에 간여하는 특정 유전자들을 통제한다.

CREB의 활성화 저하는 기억력을 떨어뜨리고 알츠하이머 발병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연구자인 UCLA 심리학 및 생물행동학과의 크리스토퍼 콜웰 교수는 "현대인은 24시간 중 어느 때든 일하거나 놀고 식사하는 생활 방식을 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이번 연구 결과는 쥐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사람에게도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인지는 단정할 수 없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교대근무자들의 인지력이 낮 근무만 하는 사람들에 비해 떨어진다는 등의 기존 연구결과들이 있다고 덧붙여 인간에게도 유사한 결과가 나올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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