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공포에 온 국민 ‘덜덜’… IS 테러에 지구촌 ‘분노’

 

메르스 186명 감염 38명 사망

 메르스 사태로 구멍 뚫린 한국 방역시스템의 민낯이 드러났다. 지난 5월 20일 첫 확진환자가 나왔을 때만 해도 정부는 확산 가능성이 없다고 했지만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186명의 환자가 하며 치욕을 안았다. 이 가운데 38명이 목숨을 잃었다. 외국인 관광객 감소 등 경제적 피해도 막대했다. 정부는 지난 24일 새벽 0시를 기준으로 메르스 종료를 공식 선언했다.

 

간통제 62년 만에 역사속으로

1953년 9월 형법에 규정이 생겨난 간통죄가 지난 2월 26일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으로 62년 만에 폐지됐다. “정조 의무가 있는 기혼자라도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국가가 처벌하는 건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 결정은 시대 흐름을 반영한 상징적 사례였다. 간통죄 폐지로 성도덕 문란화 등의 사회문제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과제로 남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양김시대 마감

대한민국 14대 대통령을 지낸 거산(巨山)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지난 11월 22일 새벽 서거했다. 향년 88세. 6년 전 별세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대한민국 민주화의 상징으로 평가받는 ‘양김시대’가 막을 내렸다. 김 전 대통령은 금융실명제 실시와 공직자 재산 공개 등 정치·경제 개혁정책을 이뤄냈으나 집권 후기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로 빛이 바랬다.

 

위안부 협상 타결… 한·일 관계 전환점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협상이 지난 28일 전격 타결됐다. 1990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설립 이후 25년 만이다. 한·일 합의에 따라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 책임을 인정하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도 총리대신 자격으로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시했다. 다만 사죄와 책임통감의 법적책임을 놓고 반발 여론도 커지고 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집필진 미공개 논란

중·고교 역사 교과서가 좌편향 됐다는 이유로 정부와 여당은 국정화를 추진했다. 교육부는 지난 11월 3일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확정 고시했다. 국정 교과서는 1년 정도의 집필 과정을 거쳐 2017년 3월부터 일선 학교에서 쓰인다. 하지만 정부가 집필진 명단 등 집필과정 자체가 비공개할 방침을 밝히면서 이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안철수 새정연 탈당… 야권 분열 가속

지난 2월 13일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탈당선언으로 제1야당이 분당의 기로에 섰다. 안 전 대표는 마지막 순간까지 탈당을 만류하려는 당의 중진과 수도권 의원 등의 노력에도 결국 문재인 대표와 당의 혁신방향에 대한 인식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갈라섰다. 특히 안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공언, 내년 4.13총선 구도는 더욱 복잡해졌다.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현직 주한 미국대사가 피습되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3월 5일 오전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는 김기종(55)씨로부터 흉기피습을 당해 오른쪽 뺨을 80여바늘 꿰매는 등 큰 수술을 받았다. 당시 한미동맹의 초대형 악재라는 우려가 나왔으나 리퍼트 대사는 의연한 대처로 우려를 잠재웠다. 김씨는 지난 9월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롯데가 형제 간 분쟁… 반재벌 정서 확산

국내 재계 서열 5위인 롯데그룹 경영권을 놓고 신격호 총괄회장과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이전투구를 벌였다. 상호비방전이 몇 개월째 이어지다 신동빈 회장이 경영권을 맡는 것으로 일단락됐지만 분쟁은 법정소송으로 옮겨져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들의 낯 뜨거운 이전투구에 반재벌 정서도 확산됐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 이완구 총리 퇴진

해외자원개발 비리로 검찰수사를 받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돈을 줬다는 여권 인사 8명의 명단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파문이 일었다.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완구 당시 국무총리는 취임 69일 만에 불명예 퇴진했고 홍준표 경남지사와 함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나머지 6명은 불기소 처분돼 ‘용두사미’ 수사 지적을 받았다.

 

북 지뢰도발… 8.25 합의로 반전

지난 8월 4일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로 김정원(23)·하재헌 하사(21)가 다리를 잃었다. 이 사건으로 남북은 준전시상태 선포 등 극한 대치를 벌였다. 그러나 43시간의 마라톤협상 끝에 남한은 북한의 유감 표명을 이끌어냈다. 이후 10월 20~26일 금강산 이상가족 상봉과 11월 26일 판문점 실무접촉을 거쳐 12월 11일에는 남북당국회담이 열렸다.

 

 

 

전세계 테러와의 전쟁

연초부터 극단주의자들의 테러가 줄이은 한해였다. 지난 1월 7일 ‘샤를리 에브도’ 테러를 시작으로 8월 방콕 에라완 사원 폭탄 테러, 10월 터키 앙카라역 자살폭탄테러, 11월 프랑스 파리 연쇄폭탄테러 등이 잇따랐다. 특히 13일의 금요일 발생한 파리 테러 이후 국제사회는 프랑스, 러시아 등을 중심으로 IS를 공적으로 정하고 공습을 본격화했다.

 

미·중 패권경쟁 격화

중국은 올해 경제·정치·군사 등 여러 방면에서 미국과의 경쟁구도를 본격화했다. 미국 주도 경제질서에 도전장을 내민 중국은 분주한 세일즈 외교에 나섰고 12월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면서 경제적 위상과 영향력을 다시 각인시켰다. 9월 3일 대대적인 전승절 열병식에 이어 공격형으로 군구를 개편, 군사·안보 차원에서도 미국과 ‘힘겨루기’를 계속했다.

 

난민·그리스사태로 유럽 분열위기

유럽연합(EU)과 단일통화 지역 유로존이 자랑하는 강력한 결속력은 큰 도전을 받았다. EU 창립 회원국인 그리스는 IMF에 빌린 18억 유로를 갚지 못해 디폴트에 빠졌고 영국에서는 EU 탈퇴 논의가 달아올랐다. 전례 없는 난민사태도 유럽의 분열을 부추겼다. 올해 EU로 건너간 난민은 100만명을 돌파하며 대규모 난민의 할당을 두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미얀마 수치야당 압승…53년만의 민주화

지난 11월 8일 25년 만에 치러진 미얀마 자유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했다. 상하원 의석 중 59%를 확보한 NLD의 압승으로 반세기 군부지배를 받아온 미얀마의 민주화 급진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얀마 새 의회는 내년 2월 1일 출범한다. 새 의회는 개원 후 상·하원 의장을 뽑고 대통령 선출 절차에 들어간다.

 

이란 핵협상 타결… 국제사회 북한 ‘타깃’

이란 반정부단체의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 폭로로 시작된 핵무기 개발 갈등이 13년 만에 타결됐다. 핵협상 타결에 대해 미국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저지할 실질적 수단을 확보하고, 이란은 경제회복 기회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윈-윈’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란 핵 타결로 북한이 ‘다음 타깃’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면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18년만에‘신기후체제’…폴크스바겐 파문

1997년 교토의정서를 대신할 새로운 기후체제가 18년 만에 완성됐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국제사회는 개발도상국에도 탄소배출 감축 책임을 묻기로 합의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사인 폴크스바겐은 배기가스 조작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폴크스바겐은 주가폭락에 이어 마르틴 빈터코른 최고경영자가 사퇴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FTA’ TPP 타결

세계 최대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 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이 지난 10월 5일 타결됐다. TPP 타결로 미국, 일본 등 참여 12개국은 자동차, 쌀, 낙농품 등 분야에서 관세를 철폐하거나 인하해 무역장벽을 없애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참가 12개국의 경제규모는 세계 전체의 40%에 육박한다. 한국도 참여 시기 등을 저울질하고 있다.

 

동유럽·남미서 좌파정권 붕괴 ‘도미노’

올해 유럽과 남미에서는 좌파 정권이 우파에 밀려 연패하면서 정권교체가 잇따랐다. 지난 10월 폴란드와 스위스 총선에 이어 11월 크로아티아 총선에서도 보수 정당이 대승을 거뒀다. 12월 프랑스 지방선거에서는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이 1위를 기록했다. 남미에서는 아르헨티나와 베네수엘라, 브라질 등을 중심으로 민심이 좌파정권으로부터 등을 돌렸다.

 

뉴호라이즌스호 명왕성 최근접

인류가 태양계 경계로 여겨지는 명왕성을 가까이서 관측, 우주탐험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뉴호라이즌스는 지난 7월 14일 오전 7시 49분 57초 명왕성에 1만2550㎞까지 접근했다. 이 탐사선은 명왕성의 고화질 사진을 지구로 계속 전송하고 있다. 명왕성 최근접점을 통과한 뉴호라이즌스는 태양계의 진짜 경계인 ‘카이퍼 벨트’(Kuiper Belt)를 탐사하러 떠났다.

 

엘니뇨 이상기후·중 스모그 한반도 영향

올해 세계 곳곳에 기후이상 현상이 나타났다. 가장 추운 도시인 헬싱키와 모스크바가 12월에 섭씨 7~10도의 ‘더운 겨울’ 현상을 보였다. 미국 미시시피 등에선 토네이토가 닥쳐 수십명의 사상자를 냈다. 중국의 최악 스모그는 한반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12월 초 베이징에 사상 처음 스모그 적색경보가 발령됐으며 스모그는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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