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가뭄·서울~세종 고속도 건설·청주시 단수 사태

충북 정·관가 ‘사정 한파’
올 한 해 충북지역 정·관가에 대대적인 ‘사정한파’가 불었다. 4선의 새누리당 송광호(제천·단양) 의원이 철도비리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투옥됐고 유영훈 진천군수가 군수직을 상실했다. 김병우 충북도교육감, 이근규 제천시장, 정상혁 보은군수은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았다가 겨우 족쇄를 풀었다. 준코 비리에 연루된 임각수 괴산군수와 김호복 전 충주시장도 최근 뇌물수수 혐의를 벗었다. 괴산 중원대 건축비리 사건으로 충북도 공무원들이 잇따라 기소됐고 이승훈 청주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 사건 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충북 누리과정·무상급식 예산 갈등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과 무상급식 예산을 놓고 충북도와 도교육청이 무한 갈등을 빚었다. 충북의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도의회는 도교육청이 세운 1년 치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의 6개월 치를 삭감하고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6개월 치를 강제편성했으며 김병우 교육감이 동의할 수 없다고 해 갈등은 최고조에 치닫고 있다.
무상급식 역시 분담률을 놓고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진흙탕 싸움에 전국 최초 무상급식을 자랑하던 충북의 무상급식은 내년 초순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보인다.

충청지역서 사상 최악의 가뭄
사상 최악의 가뭄이 충청권을 덮쳤다.
충남 서북부지역 광역상수원인 보령댐의 저수율이 20% 이하로 떨어져 8개 시·군에 20% 제한급수가 실시되고 있다. 대청호도 지난달 수위가 64.52m까지 내려갔다. 2001년(63.58m), 1994년(64.17m)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낮은 수치다. ‘가을 장마’로 댐 수위는 다소 올랐지만 여전히 평년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내년 영농에도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금강-보령댐 도수관로 공사를 하는 등 물 관리에 나섰다. 이번 가뭄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물 관리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SK하이닉스 15조 투자 결정
SK하이닉스가 청주테크노폴리스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며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감을 높였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29일 흥덕구청에 381억원의 지방세를 낸 데 이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M14라인 준공식에서 청주에 10년간 15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향토백화점인 흥업백화점이 문을 닫았고 향토기업인 한국도자기가 창립 70여년 만에 처음으로 40여일간 조업중단에 들어가며 지역경제계에 큰 충격을 줬다.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하반기 각종 충북의 경제지표는 호조세로 돌아섰다.

호남선 KTX 서대전역 경유 무산
새로 개통한 호남고속철도 KTX가 서대전역을 경유하지 않기로 결정돼 논란이 됐다.
오송역~공주~광주 송정역으로 이어지는 고속철 구간이 새로 개통되면서 기존 일반철도 구간 운행열차가 감축되는 등 찬밥으로 남겨졌기 때문이다.
호남지역에서는 ‘호남고속철이 서대전역을 경유하면 열차 운행속도가 줄어든다’는 이유로 서대전역 경유를 반대했다.
오송분기역의 기능 저하를 우려하는 충북도와 청주시도 이를 놓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충청권 공조의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서울-세종 민자 고속도로 내년 착공
서울과 세종을 연결하는 고속도로가 민자로 건설된다. 서울-안성 1단계 구간(71㎞)은 내년 말 착공에 들어가 2022년, 안성-세종 2단계 구간(58㎞)은 2025년 개통될 예정이다.
서울-세종 고속도로가 건설되면 서울-세종 통행시간이 70분대로 줄어든다.
평일 108분, 주말 129분에서 74분으로 크게 단축돼 정부세종청사 중앙부처의 국정 수행에 큰 도움이 되고 수도권과 세종·충청권의 연계가 강화돼 국가균형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자리 6만 6000개, 11조 원의 생산유발 효과도 예상된다.
‘한여름 더위 속 청주시 단수사태
한여름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8월 1일 청주시 상당구 지북정수장 인근에 매설된 지름 800㎜와 900㎜ 상수도관 이음부에서 누수사고가 발생, 나흘 동안 용암1동 등 시내 11개동에 대규모 단수사태가 벌어져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후 급수지원과 단수사실 공지 과정에서 청주시의 미흡한 조치가 도마에 올라 이승훈 청주시장이 공식사과하고 상수도사업본부장이 사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본격적인 피해보상은 대한상사중재원의 판정이 나오는 내년 7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학교법인 대성학원 교원 채용비리
대전에서 학교법인 대성학원의 교원 채용비리가 불거져 지역 교육계에 충격을 줬다.
부정한 채용절차로 교원을 임용한 것이 드러나 이사장과 상임이사 등 연루자 28명이 법정에 섰다. 대전지법은 그중 23명에게 모두 유죄 판결을 내렸다. 사립학교 채용 절차 과정에서 대가를 받고 조직적으로 문제를 유출하는 등 교직 매매로 인해 학교 학생들과 채용 기회를 박탈당한 지원자 모두에게 피해를 끼쳤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교육 채용비리를 계기로 사립학교에 대한 교육당국의 감시체계 정비 등 다양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충청권광역철도 1단계 사업 예타통과
대전·충남의 숙원사업인 충청권광역철도 1단계 사업이 지난달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된 논산~대전~청주공항 노선 중 수요가 많은 계룡~신탄진 노선을 먼저 추진하게 된다. 2021년 완공 예정인 이 사업으로 대전지역 11개역이 개량되거나 신설된다. 기존(호남선) 6개(계룡, 흑석, 가수원, 서대전, 회덕, 신탄진)는 전철역 개량이 이뤄지며, 나머지 5개(도마, 문화, 용두, 중촌, 덕암)지역은 역이 신설된다. 기존 국철을 이용하게 돼 사실상 도시철도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방의회 여야대립 첨예
충북지역 지방의회는 올 한해 여·야 갈등으로 시끄러웠다. 지난해 10대 도의회 출범 때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발생한 갈등이 감정싸움으로 비화하며 주요 현안에서 사사건건 대립했다. 특히 내년도 충북도현안사업비 예산을 놓고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이 지난 9일 밤 예결위 회의실을 점거하는 초유의 사태도 발생했다. 여야 갈등은 청주시의회와 제천시의회도 마찬가지였다. 청주시의회는 CI채택을 둘러싼 갈등으로 본회의장 점거 소동이 빚어졌고 제천시의회는 이근규 시장과의 마찰로 전례 없는 예산안 삭감 사태가 벌어졌다. <이도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