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대행회사라는 소재로 죽음·삶 담아

 

(연합뉴스)죽기로 결심하고 나서, 죽음이 몇 발자국 안 남은 상황에서 운명의 여인을 만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미국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바 있는 네덜란드의 마이크 반 디엠 감독이 연출한 ‘킬 미 달링’(원제: ‘The Surpise)은 바로 이 질문을 던진다.

답은 쉬워 보인다. 죽을 결심을 물리고 그 여인과 제2의 인생을 살면 되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영화에 제시된 상황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부유한 귀족 가문 출신의 야콥(예론 반 코닝스부르헤)은 어느 하나 모자람이 없다.

수십명의 하인을 둔 대저택에 살고 소위 ‘슈퍼카’를 여러 대 보유한 갑부의 아들이다. 외모도 준수하다.

그런 그에게 없는 것이 딱 하나. 바로 감정이다.

우연한 기회로 야콥은 ‘엘리시움’이란 회사를 알게 된다. 그곳은 인생의 딱 한 번뿐인 ‘마지막으로 가는 특별한 여행’을 보내주는 곳이다. 자연사나 사고사로 자연스럽게 위장해 스스로 죽고 싶어하는 사람의 소망을 들어주는 회사라는 의미다.

야콥은 여러 죽는 방법 중 ‘서프라이즈’를 선택했다.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인생을 마감하는 방식이다. 이 영화의 원제이기도 하다.

죽기로 마음먹은 날 하필이면 운명의 여인 안나(조지나 벨바안)를 만나게 된다.

안나는 죽는 것은 낮은 단계에서 높은 단계로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은 안나는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죽기로 결심했다.

안나를 만나 감정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 야콥은 ‘서프라이즈’ 계획을 미뤄달라고 회사 측에 요구한다.

하지만 ‘엘리시움’ 측은 자기네의 일이 법의 테두리 밖에서 이뤄지는 것이라 비밀유지가 최선이고 한번 체결된 계약을 미루거나 파기할 수 없다며 그의 요청을 거절한다.

문제가 복잡하게 꼬이게 된 셈이다. 죽을 결심을 다시 물릴 수 없게 된 야콥은 이 난국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102분. 15세 이상 관람가. 2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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