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을 강화시켜 암을 치료하는 면역항암제인 'PD-1 차단제'(PD-1 blocker)가 알츠하이머 치매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와이즈만 과학연구소의 미할 슈바르츠 박사는 'PD-1 차단제'가 치매 환자의 뇌세포에 나타나는 독성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노인반)를 감소시키고 기억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쥐실험 결과를 발표했다고 영국의 텔레그래프 인터넷판과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19일 보도했다.

유전자 조작으로 치매 유사 증상이 나타나게 만든 치매모델 쥐에 이 면역항암제를 주사한 결과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절반으로 줄고 기억력이 회복됐다고 슈바르츠 박사는 밝혔다.

치매모델 쥐들은 미로찾기에서 보통쥐들이나 마찬가지로 완벽한 기억력을 보였다고 그는 설명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작년 첫 'PD-1 차단제'인 키트루다(Keytruda)를 승인, 안전성이 입증된 만큼 당장이라도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시작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슈바르츠 박사는 강조했다.

그는 치매가 면역체계의 약화로 잘못된 부분의 '자체 수리'가 불가능해져 발생하는 질병일 수 있다면서 자신의 연구결과는 그럴 가능성이 크고 치료도 가능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몇 년 동안에는 면역체계의 과잉반응이 치매의 근본원인일 것이라는 학설이 지배적이었지만 최근에는 뇌의 면역반응 강화가 치매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새로운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PD-1 차단제'는 한마디로 '면역검문소'를 무력화시키는 약이다.

'면역검문소'란 '계획된 세포사멸 수용체-1'(PD-1: programmed cell death receptor-1)로 면역세포가 잘못해 정상세포를 죽이는 일이 없도록 단속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암세포는 자신이 면역체계에 발견돼 죽임을 당하지 않으려고 이 '면역검문소'를 교묘하게 이용한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영국 알츠하이머병학회 연구실장 더그 브라운 박사는 면역체계가 치매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분명하다고 논평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의학전문지 '네이처 메디신'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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