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필리핀 마볼로 성 요셉 성당에서 ‘본당과의 만남’ 미사를 공동 집전한 주교 4명이 신자들에게 안수하고 있다.(사진 제공/천주교 주교회의)

(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천주교 청주교구장인 장봉훈 주교가 대표로 있는 한국 순례단이 필리핀 세부 대교구에서 열리는 51회 세계성체대회에서 한국어 미사를 봉헌했다.

천주교 주교회의는 한국 순례단이 27일 대회 공식 프로그램인 ‘본당과의 만남’(Parish Encounter)에 참가, 세부 대교구의 ‘마볼로 성 요셉 성당’에서 필리핀 신자들과 함께 한국어로 장엄 미사를 봉헌하고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고 28일 밝혔다.

가톨릭 신자들의 세계 단위 모임인 세계성체대회는 지난 24일부터 오는 31일까지 필리핀 세부에서 열린다.

이날 장봉훈 주교가 주례한 장엄 미사에는 한국 순례단 40여명과 세부 한인공동체 신자 80여명, 필리핀 신자 1200여명이 참례했다. 한국 순례단은 한복을 입고 성당에 찾아 현지 신자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장 주교는 강론을 통해 “성체대회에 참가한 한국 신자들은 495년 전 가톨릭 신앙이 전래된 이래 숱한 시련과 고통, 가난과 절망 중에 필리핀 사람들이 의지한 신앙과 희망을 확인하기를 간절히 원한다”고 밝혔다.

영성체 후에는 양국 신자들이 신앙 체험을 말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한국 대표 황규열(광주대교구)씨는 IMF 외환위기 때 명예퇴직한 뒤 교회와 신자들에게 봉사하는 길을 택한 사연을 들려줬다. 필리핀 대표 조이 라모스씨는 삶의 더 깊은 의미를 찾기 위해 성지를 순례하고 교회 봉사자로 활동한 경험을 발표했다. 미사 직후, 한국과 필리핀의 주교 4명은 1200명 신자들의 머리에 일일이 손을 얹어 축복했다.

저녁식사를 한 한국 순례단은 신자들이 준비한 문화공연을 관람했다. 성 요셉 성당 성가대는 필리핀 성가 2곡에 이어 한국민요 ‘아리랑’을 한국어로 들려줬다.

장 주교는 현지 취재단과의 인터뷰에서 “일생 처음으로 외국인 공동체 앞에서 한국어로 미사할 수 있어 큰 행복이었다”며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십자가가 세워진 땅, 필리핀의 신자들에게 안수하며 그들이 신앙 안에서 희망을 찾고 있음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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