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여동 일가족 살해사건 영화로 제작

(연합뉴스)새해를 며칠 앞둔 2003년 12월 29일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당일 오후 7시30분 서울 송파구 거여동 모 아파트. 퇴근 후 귀가한 A씨는 집에 아내와 세살배기 아들, 한살짜리 딸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부인은 나일론 줄에 목이 감긴 채 얼굴이 치마로 덮여 있었다. 아들은 목에 보자기가 감겨 있었고, 딸은 얼굴에 비닐봉지가 씌어 있었다.

일가족 셋을 죽인 범인은 부인의 여고 동창생 이모(당시 31)씨였다.

경찰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씨는 작은방에서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처럼 가장해 부인을 안심시키고서 먼저 아들을 살해했다.

이어 ‘아이들이 깜짝쇼를 보여준다고 한다’며 안방에 있던 부인의 눈을 가린 채 작은방으로 유인, 빨랫줄로 만든 올가미로 박씨를 숨지게 했고, 우는 딸마저도 질식사시켰다.

고교시절 절친한 친구였던 이씨와 부인은 2년 전 동창모임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다시 만났고, 혼자 사는 이씨가 부인 집에 자주 왕래하면서 한가족처럼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가 절친한 친구의 행복한 가정생활에 시기심과 소외감을 느껴 범행한 것으로 봤다.

영화 ‘멜리스’는 이른바 ‘거여동 일가족 살해사건’으로 알려진 이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은정(임성언)과 그의 행복한 가정을 질투하는 가인(홍수아)간 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면서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렌즈로 사건을 재조명했다.

리플리 증후군은 자신의 현실을 부정하면서 마음속으로 꿈꾸는 허구 세계를 진실이라 믿고 거짓된 말과 행동을 반복하는 인격장애를 뜻한다.

이야기를 풍부하게 하기 위해 가인 측에는 ‘김사장’, 은정에는 ‘이모’ 등 실화에 없는 인물을 추가했다.

1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9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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