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즈’ 연출 권칠인 감독 등 참여한 옴니버스식 3D 영화

 

(연합뉴스)한국영화의 3D 가능성을 탐색해보는 옴니버스 영화다.

첫번째 에피소드 ‘치킨게임’은 우연한 사고로 바닷가 절벽 나무 위로 추락한 자동차에서 세 남녀가 살고자 발버둥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들은 수입차 딜러, 여배우, 태권도 관장이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되면서 각자 숨겨진 사연들이 드러난다.

자동차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인물들간 주고받는 대화와 행동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모습이 연극과 같다.

이 에피소드를 연출한 박수영 감독은 영화가 “연극을 보는 느낌이 났으면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극장에서 실연 배우의 연기를 3D로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3D 영화로 구현해보고 싶었다는 의미다.

두번째 에피소드는 ‘세컨 어카운트’다. ‘세컨 어카운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자신의 정체를 드러낸 첫번째 계정 외에 별도로 익명으로 만든 계정을 뜻한다. 주로 성적인 대화를 나누는 데에 사용된다.

에피소드에서도 한 여성이 세컨드 계정으로 만난 남성과 하룻밤을 즐기는 내용을 다룬다.

한번 만난 남자와 두번 같이 자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는 ‘인경’은 ‘삼겹살’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남자를 만나 원칙을 저버리게 되면서 갈등이 고조된다.

‘싱글즈’, ‘뜨거운 것이 좋아’, ‘관능의 법칙’을 연출한 권칠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마지막 에피소드인 ‘자각몽’은 기업의 내부비리를 고발한 이의 꿈속에 들어가 비밀을 캐내는 특수요원의 이야기를 그렸다. 한국판 ‘인셉션’이다.

이번 영화는 한국영화아카데미(KAFA)가 새로운 영화 기술을 전문 영화인들과 함께 연구하기 위해 기획한 프로젝트의 하나로 제작됐다. 2014년 ‘신촌좀비만화’에 이은 두번째 영화다.

옴니버스 영화인 만큼 한편의 영화로 블랙코미디, 에로틱멜로, 판타지액션이라는 세 가지 색의 작품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예산이 한정됐고 프로젝트 자체가 새로운 영화 기술을 시도해본다는 측면이 강해 3D 영화 특유의 시각적 경험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방 안의 코끼리’란 모두가 알고 있지만 누구도 말하지 않는 사건이나 상황을 뜻한다.

3월 3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1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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