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식 충북테크노파크 지역산업육성실장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 하버드대학 교수이자 실용주의 철학자인 윌리엄 제임스의 말이다. 습관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길들여지는 것이고 어떤 습관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인생까지 달라진다는 것이다.

관상어 중에 코이(Koi)라는 잉어는 자기가 자라는 환경에 따라 크기가 달라진다. 작은 어항에 넣어 두면 5∼8센티미터밖에 자라지 않지만, 커다란 수족관이나 연못에 넣어 두면 15∼25cm까지 자라고, 강물에 방류하면 90∼120cm까지 성장한다고 한다.

살아가는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려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여기서 환경을 ‘생각의 한계’로 정의하면 스스로의 생각을 어디까지 설정 하느냐에 따라 행동방식이나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매일 똑같은 생각과 행동을 반복하면서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어 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에 불과하다. 삶을 바꾸고 싶다면 먼저 생각과 행동이 변해야 한다.

가난한 사람을 도우며 살고 싶다는 마음만 갖고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결국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다른 것이 없다면 같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눈에 보이는 생활의 변화가 있어야 스스로가 바뀐다.

개인에게 습관이 있다면 조직에는 관행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조직의 관행 역시 개인의 습관만큼 쉽게 바뀌지 않는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잘못된 관행을 바꿔보자는 취지에서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리더십교육, 협상 및 소통 방법 등 다양한 사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의 효과는 시간이 지나 현업으로 돌아가면 곧 다시 교육이 필요한 시점으로 되돌아가곤 한다.

이처럼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좀처럼 바뀌지 않는 것이 조직의 관행이다. 이를 파격적으로 바꿔보려 시도했던 수많은 기업들을 우리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글로벌 기업 삼성이다.

삼성의 총수자리를 물려받을 당시 이건희 회장은 삼성의 관행을 ‘굳어진 체질’이라고 표현했다. 근본적으로 고쳐야 할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특히 시대의 조류는 국제화로 흘러가고 있는데, 직원들의 의식은 아직도 국내시장 1등에만 만족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였다.

“기술을 강조했더니 효율은 무시한 채 사람 머릿수와 연구개발비를 무턱대고 늘리고 개발과제도 지나치게 방만하게 펼쳐 외형적이고 전시적인 기술 중시에 치우치고 있다”는 이 회장의 질책 이후, 급기야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는 ’93년 프랑크푸르트 선언은 너무나도 유명한 수사(修辭)가 됐다. 삼성의 집권조직화 관행의 종식이자 분권조직화와 파격적 신경영의 시발점이었다.

우리는 빠르고 적응하기 어려운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기존과 같은 방식과 전략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없고, 현재 잘 나가고 있는 상황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파괴될 수 있다.

‘여세추이[與世推移]’란 말이 있다. 세상의 변화에 맞춰 함께 변화해 간다는 뜻이다. 그저 그 자리에 만족하는 것은 고여 있는 물과 같다. 썩지 않고 생동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 바쁘게 사는 현대인에게 다소 피곤한 말이 될 수도 있지만 현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찌 보면 꼭 필요한 지혜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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