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당한 소시오패스의 허를 찌르는 복수극

(연합뉴스)미란다(로저먼드 파이크)는 타고난 미모와 패션 감각, 유능한 외과 간호사라는 경력까지 무엇 하나 빠지는 것 없는 삶을 살고 있다. 다만, 다른 사람이 흘리면서 먹는 모습을 보는 것조차 견디지 못하고, 전화기를 잡기 전에 휴지로 먼저 닦아야 직성이 풀리는 강박증과 결벽증이 흠이라면 흠.

병원 동료의 주선으로 집에서 데이트 상대 남성을 기다리던 미란다는 밖을 서성이는 낯선 남자를 보고 아무런 의심 없이 문을 열어줬다가 끔찍한 성폭행을 당한다.

범인 윌리엄(샤일로 페르난데스)은 금세 체포돼 교도소에 가지만, 미란다는 정신적인 충격에서 쉽사리 헤어나오지 못한다.

차츰 정상적인 일상을 회복할 때쯤 미란다는 범인에게 편지를 보내기 시작한다. 그러나 편지는 범인의 수신 거절로 반송된다. 미란다는 멈추지 않고 계속 편지를 보낸 끝에 결국 범인으로부터 답장을 받고 면회까지 간다.

범인과 대면한 미란다의 눈빛은 처음에 흔들리지만, 이내 침착해진다. 이후 미란다는 자주 범인을 면회하면서 그와 교감을 쌓기 시작한다.

‘리턴 투 센더’는 소시오패스 본능을 가진 여성이 성폭행을 당하고 나서 가해자에게 치밀한 복수를 감행한다는 내용의 영화다.

소시오패스의 특징은 일반인과 다를 바 없는 생활을 하고, 자신을 위한 일이라면 범죄의식이나 죄책감이 약하며, 완벽함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영화는 이런 특징에 착안한 복수 과정에서의 심층적이고 세밀한 심리 묘사가 돋보인다.

뭔가 일어날 것만 같은 예감과 긴장, 허를 찌르는 캐릭터와 반전, 소름 돋는 결말이라는 스릴러 장르 영화의 필요조건도 충분히 갖췄다.

실제 성폭력 피해자들과는 다르게 직접 가해자에게 편지를 쓰고 면회를 가 교감을 나누는 모습이 비현실적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영화는 촘촘한 연출을 통해 이런 상황을 억지스럽지 않은 현실로 만들어냈다.

‘이건 아니야’라면서도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끊임없이 반복·교차하면서 어느새 영화에 몰입하게 된다.

‘나를 찾아줘’(2014)에서 외도한 남편에게 복수하는 소시오패스 연기로 미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로 올랐던 로저먼트 파이크가 두 번째로 출연한 스릴러 영화다.

10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9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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