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명 진천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장

 

지난연말 매정한 친부와 그의 동거녀로부터 상습적으로 무참히 폭행당한 11세의 장기결석 아동학대 피해 사건이 인근슈퍼 주인 신고로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다. 발견당시 16kg 밖에 되지 않았던 이 아이가 살기위해 마트에서 음식을 먹는 cctv 장면은 모든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렸고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이 사건 외에도 어린이집에서 김치를 남겼다는 이유로 4살배기의 뺨을 때린 어린이집, 울산 계모사건과 칠곡 계모사건 등 다시 들어도 울분을 토할 아동학대 범죄 들이 이처럼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아동을 ‘성인에 반대되는 인격체로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이는 우리의 미래이며 희망이고 아이의 인격을 존중하자는 말을 수없이 되풀이 하면서도 정작 아이들의 걱정과 고민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고 아이들의 요구는 무시해도 되는 사소한 것이라 생각하며 성인과 동등한 가치가 있는 인격체로 받아들이지 못한 채 가르침의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것이다
2014년 전국 아동학대 현황 보고서에 의하면 아동학대 신고 접수된 사례는 2013년에 비해 30%가 늘어나 1만 7791건에 이르며, 이중 30.6%의 아동은 거의 매일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했으며 한주에 한번 이상 학대당한 아동도 56.8%에 이른다. 
 물론 예전에는 학대를 당하더라도 신고를 하지 않아 가늠할 수 없었던 실정에서 최근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으로 신고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아동학대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지속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아동학대사건은 계모나 계부에 의해 발생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80% 이상은 친부모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 
 부모가 자식을 자기의 소유물이라 생각하며, 훈육이 부모의 특권인 것처럼 ‘잘못하면 때려서라도 고쳐야한다’는 잘못된 통념이 아동학대의 반복적인 악순환을 끊지 못하고 있으며 자녀가 폭행한 부모를 신고하더라도 부모를 신고하는 ‘호로자식’이라는 질타를 받아야 하는 현실이 아동학대 피해아동을 더욱 사각지대로 몰아넣고 있다
 가정 내의 아동학대 문제는 더 이상 ‘가정사’ 라고 방관 할 수 없는 일이다. 어릴 적 아동학대를 당한 경험은 학교폭력으로 변질되거나 군대의 가혹행위 또는 직장으로 이어지며 결혼을 하고 부모가 되었을 때에도 무의식적으로 폭력행위를 반복하게 되어 폭력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이어지게 된다. 가정이 폭력학습의 장이 되어 사회적 폭력으로 양상 되지 않도록 모두의 관심이 절실하다.
인천 11살 아동학대 사건에서도 시민의 신고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처럼 아동학대 예방과 근절을 위해서는 아동학대 의심사례 발견 시 신속히 아동을 구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적극적 인 신고가 필요하다 
‘사랑의 매’라는 이유로 폭력을 정당화 시켜왔던 훈육을 빙자한 학대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내 주변에 학대 받고 있는 아이가 없는지 좀 더 관심을 갖고 살펴본다면 사전에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끊임없이 발생하는 학대의 고리를 끊기 위해 우리 모두가 책임과 의무가 있음을 깨닫고 좋은 울타리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면 건강한 가정과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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