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우 단양군수

충북 단양에 10년만에 아파트가 들어선다. 이 지역에 그동안 변변한 아파트 하나 건립되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지역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류한우(66) 단양군수는 인구 유출을 막는 것만이 지역을 살리는 길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그는 취임이후 인구유입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쳤음에도 고령화에 따른 자연감소와 주택·의료시설 부족 등에 따른 불리한 정주여건으로 오히려 인구유출을 막는데 역부족이었다. 인력으론 어찌할 수 없는 한계였다. 하지만 목전에 다다른 도시 존립의 마지노선인 인구 3만명 붕괴 위기는 그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임대아파트 건립이다.
“날개없이 추락하듯 감소하는 인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저렴하고 합리적인 비용으로 주민 다수에게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전국 최초로 민간투자방식(BTL)의 군립임대아파트 건립을 구상했다. 단양읍 상진리 일대 군유지 1만3000㎡에 188세대(12평형 80, 18평형 48, 24평형 60세대)를 신축하는 거다.    
임대기간은 20년으로 무주택, 저소득층, 신혼부부에게 우선 공급한다.
이미 지난달 말 행정자치부의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했으며 지난 17일 사업설명회를 열었다. 이달말 마감할 사업자 공모에는 20여개의 건설사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양군은 오는 5월10일 기본계획고시기간이 끝나면 올해 안에 착공해 2018년 하반기 준공할 예정이다.
류 군수는 “단양지역에 아파트가 지어지는 것은 2007년 311세대 규모의 단양신성미소지움아파트 이후 10년만의 일이다. 결코 자랑거리가 될 수는 없지만 오죽하면 10년만의 아파트 건립이라고 강조하겠는가”라며 임대아파트 건립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
류 군수의 학창시절 1960~1970년대 단양은 인구 10만명에 육박했다. 다른 농촌지역도 마찬가지지만 단양 인구 역시 크게 감소해 지난 1월말 현재 3만651명으로, 지난해말 3만761명보다 한달새 110명이나 줄었다.  
류 군수는 “이웃 나라 일본이 지방과 지방은 물론 지방과 도시간의 인구쟁탈이 경쟁을 넘어 전쟁을 방불케 할 만큼 치열하게 벌어지는 것을 보고 인구 격차가 곧 지역의 격차라고 인식하고 귀농·귀촌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며 “그 결과 지난해 귀농·귀촌 부문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 선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인구는 늘지 않고 오히려 줄어들기만 하고 외지 통근자수도 3000여명에 달해 임대아파트 건립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놓게 됐다.
주민들은 “임대아파트는 거주 공간이 부족해 이웃 도시인 제천, 충주, 경북 영주에서 출·퇴근하는 직장인을 붙잡을 수 있으며, 동시에 군민의 주거 복지를 향상시킬 수 있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매력적인 프로젝트”라고 환영의 뜻을 보이고 있다.
류 군수는 “단양이 규모는 작지만 어느 도시 못지않게 강한 ‘강소 지자체’를 만들어 가겠다”며 “숱한 위기 때마다 군민들이 자발적으로 발휘한 공동체 정신으로 똘똘 뭉친다면 분명히 단양의 어원처럼 ‘살기 좋은 곳’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또 “단양군립임대아파트는 인구 3만명 붕괴를 목전에 놓고 생사기로에 선 단양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아니고 생존을 위한 해법”이라고 말했다.
류 군수는 제천시청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충북도 예산담당관, 단양군 부군수, 충북도 공보관· 보건복지여성국장 등을 역임하고 2014년 지방선거에서 단양군수로 당선돼 고향으로 금의환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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