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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생명철학의 대화’ 물꼬 트다
한·일 ‘생명철학의 대화’ 물꼬 트다
  • 조아라 기자
  • 승인 2016.05.03 2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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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서 ‘동양적 생명관 재조명’ 첫 자유토론
▲ 동양포럼 첫 번째 ‘한·일 회의’가 ‘동양적 생명관의 재조명’을 주제로 3일 충북예총회관 따비홀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사진·최지현>

(동양일보 조아라 기자)권일찬 교수 “주역은 살아있는 생명의 영원한 진리”

야마모토 발행인 “동양생명관은 사후보다 현세주의적”

김연숙 교수 “생명의 근원적 관계성은 ‘온양’에 바탕”

동아시아의 중심지 청주에서 한국과 일본의 첫 번째 철학 대화가 시작됐다.

‘철학하는 운동’을 전개하는 동양포럼 운영위원회(운영위원장 유성종)는 3일 충북예총회관 따비홀에서 첫 번째 ‘한·일 회의’를 개최했다.

‘동양적 생명관의 재조명’을 주제로 한 이날 회의는 일반적으로 국내에서 이뤄지는 세미나나 토론회와 달리 참석자 전원이 둘러 앉아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자유롭게 토론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김태창 동양포럼 주간(한·중·일이 함께 공공하는 철학대화모임 대표)이 운영했던 교토포럼의 형식을 차용한 것으로, 김 주간은 25년 동안 매달 한 번씩 전 세계 57개국에서 300여회가 넘는 회의를 개최해 온 바 있다.

특히 이날 회의를 위해 야마모토 교시 미래공창신문 발행인, 츠치다 타까시 전 정화대 교수, 변영호 도유문과대 교수 등 3명의 일본 지식인들이 청주를 찾았다.

이날 회의를 열며 김 주간은 “일본과 중국, 한국이 과거의 다난한 역사와 불확실한 미래에도 불구하고 뜻을 모아 모두 행복해지는 공공의 세계를 열어갔으면 좋겠다. 우리가 살아있는 의미를 정리하고 어떻게 살아야 삶다운 삶이 되는지 생명에 관한 문제부터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번 주제를 정했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주제 발표가 있었다. 먼저 주역연구가인 권일찬 전 충북대 교수가 ‘동양적 생명관-주역학의 입장’을 주제로 주역에서 생명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설명했다.

권 교수는 “주역은 우주론적으로 변화하는 천인합일적 유기체론적 생태론적 자연의 이치(천도)에 따라서 천지의 뜻과 이상인 생을 펼치기 위해 사대 성인이 완성한 궁극적 진리인 종교, 철학, 과학기술이 통합된 살아 있는 생명의 궁극적이면서 영원한 철학이고 과학기술”이라고 밝혔다.

야마모토 교시 발행인은 ‘동양적 생명관-일본 불교의 입장’을 주제로 교리 중심의 한국 불교와 달리 실천적이며 생활적인 일본 불교에서 생명을 어떻게 생각해 왔는지 발표했다.

그는 “서양에 비해 동양의 생명관은 사후보다 현세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는 현세주의적 생명관이 농후하다”며 “동아시아에서는 초월적 절대자인 신불(神佛)과 범부의 ‘단절’ 보다도 중생의 능동적인 ‘신심(信心)’에 의한 신불로의 귀명, 본존과의 일체화를 지향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밝혔다.

김연숙 교수는 태아를 잉태한 여성의 몸을 소재로 한 김선우 작가의 작품 ‘탯줄’ 등을 예로 들어 ‘한국적 생명관’을 이야기했다. 김 교수는 “생명의 근원적 관계성은 살려는 것과 살리려는 것의 ‘조응’이라고 본다. 생명체가 편안하게 자라도록 따뜻하게 감싸며(온양·穩養) 살려는 것을 살리려고 자신의 몸을 기꺼이 내어 주는 어머니의 몸과 같은 것”이라며 “‘살려는 것’을 기특하게 여기고 온전하게 살아가도록 돕는 것이 보다 근원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각각의 발제 후 자유토론이 이어졌으며 마지막으로 세 사람의 발표 내용에 대한 종합 토론이 이뤄졌다.

토론에는 주최 측인 조철호 동양일보 회장과 유성종 동양포럼 운영위원장(전 꽃동네대 총장)을 비롯, 장준호 전 청주대 부총장, 김용환 충북대 교수, 홍민기 한국교통대 교수, 이성도 한국교원대 교수, 박영대 화가, 조성환 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전임연구원, 네모토 마사쓰구 충북대 사회과학연구소 전임연구원, 이종각 전 충북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이날 조철호 동양일보 회장은 마무리 인사를 통해 “이 동양포럼이 국민들이 삶의 가치를 생각하며 살게 하는 기본적 토양이 될 수 있을 것이란 큰 기대를 한다”며 “오늘 이 자리를 빛내주신 여러분들, 특히 멀리 일본에서 오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동양포럼 한·일회의’ 내용은 5월 23일자에 게재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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