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순옥 시인. 포석기념사업회장

 

우리나라에 드디어 ‘국립 한국문학관’이 세워진단다. 얼마나 오랫동안 갈망해 오던 일인가. 그 기대가 어디 개인의 소망이거나 일부 문학인들의 염원에 그치는 일이겠는가.

이미 국립 한국문학관 유치전이 치열하다. 광역단체는 물론 기초단체 간 물밑 경쟁도 이미 치열하다. 충북에서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벌써 청주와 옥천, 두 곳에서 발 벗고 나섰다. 이대로 열기가 과열된다면 전국에서 20여 곳이 경쟁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가장 아름다운 것은 꼭 알맞은 것이다. 그리고 가장 오래 유지되는 것도 꼭 알맞은 것이다. 그러므로 국립 한국문학관이 세워져야하는 적지는 충북이 꼭 알맞은 곳이다.

충북은 걸출한 문인을 배출한 역사성이 녹아 있는 곳이다. 충북은 근대와 현대에 이르는 한국문학의 산실이라 해도 전혀 지나친 말이 아니다.

한국문학에서 최초 창작시집을 낸 시인이자 소설가이며 극작가이고 아동문학 등을 발표한 포석 조명희(진천), 한국소설의 거목 벽초 홍명희(괴산)와 홍구범(충주) 등을 비롯해 초·중·고교과서에 작품이 실려 있는 권태응(충주), 정호승(충주), 정지용(옥천) 오장환(보은)시인 등이 있는데 이들 문인들의 공통점은 근대에서 현대로 가는 역사적 격변기에 한국문단의 선구자로서 이 나라에 탁월한 문학적 업적을 남겼다는 점이다. 우리 모두의 삶이 팍팍할 때 위로가 되고 지침이 되었던 것은 물론이고 일제강점기 시절에는 민족독립운동 및 근대 교육에 참여하였고 해방 후에는 민족주의 신념을 문학 속에 담아냈다. 이 문인들의 고향에는 이분들을 기리는 문학관이 세워져 있다.

뿐만 아니라 우암 송시열, 보재 이상설, 단재 신채호 등의 위대한 인물을 배출시켰고 3.1 운동 민족 대표 33인중 충북 출신이 다섯 분이나 되며 그 분들의 동상이 청주 삼일공원에 세워져 있다.

충북은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 직지가 간행된 청주흥덕사지에 고인쇄박물관이 버티고 있으며, 조선의 베스트셀러 ‘명심보감’ 최초본이 간행된 곳이다.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 초정행궁 등의 역사적 유산을 간직하고 있음도 모두가 알고 잇는 사실이다.

또한 충북은 전국 어디에서나 지리적 접근성이 유리하다. 오송역과 세종시가 인접해 있으며 경부·중부고속도로, 청주국제공항 등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추고 있으며 북으로 산자수명한 단양, 제천에서부터 남으로 옥천, 영동에 이르기까지 관광과 문화콘텐츠를 골고루 갖추고 있다.

게다가 가장 적합한 부지가 청주에 준비돼있어 경제성 및 개발 용이성도 갖추고 있으니 우리나라에서 국립한국문학관이 세워져야 꼭 알맞은 곳은 바로 충북이라는 것을 관계당국이 염두에 두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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