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지난 왕년의 톱스타 가짜 임신 소동

(연합뉴스)웃음과 감동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코미디 영화가 나왔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신선한 웃음을 준다. 하지만 감동은. 다소 늘어지는 부분이 있어 다소 아쉽다.

영화 ‘굿바이 싱글’은 이제는 전성기가 지난 왕년의 톱스타가 가짜로 임신했다고 대중에게 공개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리고 있다.

화려한 싱글의 삶을 영위하는 배우 주연(김혜수)은 왜 스스로 가짜 임신 사실을 퍼트렸을까.

사연은 이렇다. 주연은 연하의 남자친구 지훈(곽시양)이 자신을 배신한 것에 충격을 받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앞마당에 수영장이 딸린 대저택에 살고 있지만 주연이 가진 것은 모두 다 ‘협찬’ 물품으로 ‘내 것’이 하나도 없었다.

자기를 배신하지 않고 끝까지 곁을 지켜줄 ‘내 것’은 자식뿐이라고 결론을 내린 주연은 자식 갖기에 나선다.

그는 산부인과 병원에서 우연히 마주친 미혼모 중학교 3학년생 단지(김현수)에게 은밀한 제안을 한다. 낙태하지 말고 아이를 낳아라, 내가 키울 테니, 대신 돈을 주겠노라고.

사고뭉치 주연의 20년 지기인 스타일리스트 평구(마동석)는 그런 주연을 말린다. 미혼모 여중생의 아이를 돈 주고 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그날로 인생 종지부를 찍는 것이라고.

아무도 못 말리는 주연은 자신의 고집대로 밀고 나갔고 이어 임신 사실을 기자들에게 알린다. 자신을 배신한 지훈에게 복수하기 위함이다. 물론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네티즌 수사대’는 곧 알아낸다.

‘굿바이 싱글’은 임신 스캔들을 스스로 터트리는 톱스타 여배우와 그에게 아이를 파는 여중생 미혼모라는 이질적인 조합으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는 데 성공하는 듯하다.

특히 우락부락한 몸집의 마동석이 엄마처럼 잔소리하며 주연이 저지른 사고를 뒷수습하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그간 ‘이웃사람’(2012), ‘일대일’(2014) 등에서 험악하고 상남자 같은 모습을 보여준 마동석의 반전 매력이 돋보인다.

대부분 코미디 영화가 그러하듯 ‘굿바이 싱글’도 가벼움과 함께 진지함을 갖추려고 시도한다. 그 비장의 카드가 학생 미혼모 문제다.

단지라는 캐릭터를 통해 학생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냉대, 학습권 문제 등을 짚는다.

하지만 영화 후반부에서 이 문제와 함께 주연과 단지간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이 다소 길게 그려지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감동을 계속 몰아쳐 주려는 듯하다.

하지만 2시간에 가까운 상영시간이 언제 지나갔나 싶을 정도로 흡인력이 있는 영화다.

29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1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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