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스페이스 몸 미술관서 김태헌 작가 개인전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표현한 어른화가의 일상 드로잉·오브제·사진 등 접목 200여점 선보여

 

(동양일보 김재옥 기자)그림과 함께 삶을 확장하고, 세상에 대한 생각들이 모이면 책을 만들어 사람들과 느리게 소통 하는 화가 김태헌(사진)씨의 개인전 ‘잠화(箴畵)_빅보이(BIG BOY)’가 오는 30일까지 청주 스페이스 몸 미술관 3전시장에서 열린다.

1998년 성곡미술관에서 연 전시 ‘공간의 파괴와 생성_성남과 분당 사이’로 미술계에 주목받았던 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드로잉, 회화, 오브제, 사진 등이 접목된 200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에는 세상을 바라보는 어린아이와 어른의 시선이 모두 담겼다.

전시 제목 ‘잠화(箴畵)_빅보이(BIG BOY)’는 잠언(箴言)과 그림(畵)의 합성어 ‘잠화(箴畵)’와 ‘애 어른’ ‘빅보이(BIG BOY)’가 결합해 작품 세계를 확장한다.

“‘잠화(箴畵)’는 잠언(箴言)과 그림(畵)의 합성어입니다. 평소 그림 그리며 글 쓰는 작업을 함께 하는데 이를 본 류병학 독립큐레이터께서 이 두 개의 작업을 아우르는 말로 ‘잠화’라 부르게 된 것입니다. ‘빅보이(BIG BOY)’는 편하게 말하자면 ‘애 어른’입니다. 철이 안든 어른 화가인데, 여기엔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와 어른의 시선이 동시에 있습니다.”

김태헌(왼쪽) 작가.

김태헌 작가는 17년간 꾸준히 ‘그림일기’를 작업하면서 다양한 매체들을 채택한다.

이를테면 그는 드로잉과 글로 시작한 ‘그림일기’에 회화 그리고 오브제, 사진 등을 작업의 영역에 포함시킨다.

그 각각의 매체는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 접목된다.

회화에 드로잉의 접목뿐만 아니라 오브제에 화화가 접목되기도 한다.

따라서 그의 ‘그림일기’는 매체들의 경계를 해체시킨다.

류병학 미술평론가는 “오늘날 관습에 의존하고 스타일에 의해 움직이는 장르 미술은 일종의 ‘죽어버린 미술’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에 김태헌은 기존 미술의 장르 구분을 철지난 경계 짓기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평했다.

스페이스 몸 미술관 김태헌 개인전에는 ‘아트북’도 전시된다.

김태헌은 그동안 ‘천지유정(天地有情)’, ‘1번국도’, ‘김태헌 드로잉’, ‘그림 밖으로 걷다’, ‘붕붕’, ‘검은말’ 등dml ‘아트북’을 발행했다.

이번 스페이스 몸 미술관의 김태헌 개인전을 위해 발행된 ‘빅보이’는 ‘경계가 없는 그의 그림 지도를 책으로 엮어낸 것이다.

그는 이 책에 오랜 친구인 ‘그림’과 때로는 싸우기도 하고 때로는 본체만체하며 신나게 놀았던 시절의 기록을 담았다.

100여점에 가까운 그의 작품과 함께 작업의 계기나 과정에서 느낀 단상들을 함께 수록했다.

누드 양장의 특별한 제본 방식으로 그의 작품들이 더욱 돋보이고 읽는 재미를 더한다.

김태헌 작가는 엄마 심부름을 까맣게 잊고 샛길에서 놀고 있는 아이처럼 목적을 잊은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작업을 해왔는데 ‘늘 요동치는 내부와 멈춤 없는 현실의 시공간 사이에’ 몸과 마음을 맡기며 반복과 실패, 수정의 과정을 거치며 작품 하나하나를 내놓았다.

김태헌 작가는 ‘민중미술 15년전’과 ‘청계천 프로젝트’, 광주비엔날레, ‘BIG BOYS’ 등 국내·외 다양한 그룹전에 초대됐으며 10여 차례의 개인전을 가졌다.

그는 2007년 중앙일보 공지영 연재소설 ‘즐거운 나의 집’ 그림작업을 했으며, 경기일보에 ‘경기, 1번 국도를 가다’라는 타이틀로 그림을 연재하기도 했다.

그의 작품들은 금호미술관, 성곡미술관, 부산민주기념관, 경기도미술관, 아라리오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그는 2014년부터 청주 고은리 지인의 빈집을 오가다가 지금은 그곳으로 이사해 2년째 거주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스페이스 몸 미술관에 전시되는 신작은 모두 청주에서 작업된 것이다.

문의=☏043-236-6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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