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 명경재 단장 연구팀

(대전=동양일보 정래수 기자) 국내 연구진이 대장 부위에서 발생한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죽일 수 있는 식물 속 물질을 발견, 대장암 치료에 크게 기여 할 것으로 보인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명경재 단장 연구팀이 DNA 손상 복구에 실패해 생긴 대장암 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는 물질 '바이칼레인'(Baicalein)을 발견했다고 15일 밝혔다.

바이칼레인은 약용식물인 '황금'(黃芩, 속썩은풀)의 뿌리에서 발견되는 물질이다.

▲ 명경재 기초과학연구원(IBS) 단장

연구팀은 미국 보건원이 공개하고 있는 30만종의 화합물 가운데 DNA 손상복구 관련 300개의 유효물질을 찾아내 연구한 결과, 바이칼레인의 이 같은 효능을 확인했다.

몸 속 정상세포는 손상된 DNA를 스스로 복구할 수 있지만, 복구 기능에 결함이 생기면 손상된 DNA에 돌연변이가 발생해 암세포로 변하게 된다.

대장암의 10%는 DNA의 염기쌍 오류를 교정하는 작업인 '틀린 짝 복구' 과정의 결함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이 대장에서 DNA 틀린 짝 복구에 결함이 생기도록 유전자를 변형한 생쥐를 이용해 실험한 결과, 바이칼레인을 처리한 생쥐는 바이칼레인이 DNA의 틀린 짝 가닥에 결합해 DNA 절단 효소로 자르는 것이 관찰됐다.바이칼레인이 섞인 사료를 먹인 생쥐는 대장암이 거의 발병하지 않았지만, 일반 사료를 먹인 생쥐는 틀린 짝 복구과정 결함으로 대장암이 발병했다.

바이칼레인을 정상세포에 처리하더라도 DNA 손상을 회복시키는 단백질이 바이칼레인을 인식해 세포 주기의 진행을 멈추기 때문에 정상세포는 죽이지 않는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명경재 단장은 "틀린 짝 복구과정의 결함으로 생긴 암세포는 항암제 저항성이 높아 치료가 어렵다"면서 앞으로 대장암을 비롯해 DNA 틀린 짝 복구 결함으로 발병하는 다양한 암 치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암 생물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 '캔서 리서치'(Cancer Research) 온라인판에 지난 4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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