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부산행’ 주인공 석우역

 

(연합뉴스)한국 첫 재난 블록버스터 좀비물

공포·긴박함 속도감 있게 그려

“걱정 많이한 작품… 만족스러워

놀라운 감염자 분장 연기 도와”

영화 ‘부산행’의 주인공을 맡은 배우 공유는 “영화 속 좀비 배우들과의 촬영이 연기인 줄 알아도 무서울 정도였다”고 혀를 내둘렀다.

공유는 종로구 나인트리컨벤션에서 열린 ‘부산행’ 제작보고회에서 한국영화로는 드문 장르인 좀비물 ‘부산행’을 ‘리얼한 재난 블록버스터’로 소개하며 이같이 전했다.

지난달 프랑스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 상연을 통해 처음 공개된 ‘부산행’은 정체불명의 바이러스에 전염된 사람들이 좀비처럼 변해 사람들을 공격한다는 내용을 다룬다.

부산행 KTX 안이라는 한정된 공간을 배경으로 공포와 긴박함을 속도감 있게 그려내 현지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문제의 열차에 탄 여러 인물은 바이러스를 피해 안전한 지역으로 알려진 부산으로 가고자 사투를 벌인다.

가족보다 일을 우선하던 펀드매니저 ‘석우’(공유)와 외동딸 ‘수안’(김수안), 가족을 지키려 분투하는 ‘상화’(마동석)와 그의 임신한 아내 ‘성경’(정유미), 야구부 에이스 ‘영국’(최우식)과 야구부 응원단장 ‘진희’(안소희), 제 살길만 궁리하는 대기업 상무 ‘용석’(김의성)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주역 배우들은 그러나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좀비처럼 변한 ‘감염자들’을 실감 나게 연기한 단역배우들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공유는 “시나리오의 완성도와 한국에서 블록버스터로는 처음 시도되는 좀비 영화라는 점에 끌려 ‘부산행’에 도전하게 됐다”면서도 “촬영 시작 전에는 내심 걱정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할리우드에서 자주 만들어지는 좀비물이 동양인에게도 어울릴까, 잘못 구현돼서 관객들이 몰입하는 데 방해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는데 분장부터 연기까지 너무나 리얼하고 무서워서 강하게 몰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공유는 이어 “촬영하다가 뒤에서 쫓아오는 ‘감염자’에게 따라잡혀 손에 닿으면 연기인 줄 잊을 정도로 무서웠다. 그만큼 배우분들이 열정적으로 연기했다”며 “쉬는 시간에 기념사진을 찍자고 다가오는 분들도 있었는데 되게 무섭고 싫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정유미도 “쉬는 시간에 화장실에서 마주치기라도 하면 깜짝깜짝 놀랐다. 그 정도로 실감이 나서 연기할 때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거들었다.

‘부산행’은 ‘돼지의 왕’, ‘사이비’ 등 사회비판적 내용의 애니메이션 영화로 주목받아온 연상호 감독의 첫 실사영화라는 점에서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 감독은 “실사영화를 할 생각이 없었는데 주변에서 한번 해보라는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듣다 보니 안 하겠다고 버티기가 어려워졌다”며 “하지만 애니메이션 전작과 비슷한, 주위에서 연상호에게 기대하는 실사영화가 아니라 다른 색깔의 작품을 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러 배우와의 작업에 대해 “공유는 차가운 사람으로 설정된 ‘석우’역에 다양한 결을 넣어줬고, 마동석은 액션과 유머를 담당하는데 기존에 보여준 좋은 이미지를 ‘상화’역에 집대성했다”고 평했다.

이어 “김의성은 가장 나와 닮아서 좋아하는 캐릭터인 ‘용석’을 실제로 연기해줬고 김수안은 아역배우가 아니라 안에 30대 여배우를 숨기고 있는 것 같다”고 감탄했다.

배우들도 연 감독에 대해 강한 신뢰를 보였다.

공유는 “칸에서 처음 영화를 봤는데 같이 이야기 나눴거나 우려했던 부분이 잘 만들어져서 나와 만족스러웠다”며 “현장에서 연 감독은 썰렁한 농담으로 배우들 긴장을 풀어주는 등 친구 같은 존재였다”고 말했다.

마동석은 “시나리오를 보면서 심장이 뛰었다. 특히 애니메이션으로 캐릭터를 움직이던 연 감독과 함께 작업하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부산행’은 7월20일 개봉한다. 15세 이상 관람가로 상영시간은 1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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