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로렐, 동성연인 연금상속자 지정 위해 사투

 

(연합뉴스)미국 뉴저지주(州) 최초의 여성 부서장을 꿈꾸는 23년 차 형사 ‘로렐’(줄리언 무어).

그녀는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다른 동네의 배구클럽에 갔다가 우연히 자동차 정비공을 꿈꾸는 ‘스테이시’(엘렌 페이지)를 만나 첫눈에 강하게 끌리고 점차 연인으로 발전한다.

자신의 경력에 흠이 될까 봐 커밍아웃을 하지 않은 ‘로렐’은 주변에 ‘스테이시’의 존재를 숨기고 이 때문에 둘은 갈등하지만, 둘은 결국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보듬어나가면서 사랑을 키운다.

그렇게 평생 함께 살 아담한 집까지 두 사람.

영원할 것 같던 두 사람의 행복은 ‘로렐’이 폐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으면서 금이 간다.

‘로렐’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도 아직 어린 ‘스테이시’가 지금의 보금자리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자신의 유족연금을 그녀에게 주고자 한다.

하지만 뉴저지주 의회는 동성 연인을 배우자로 인정할 수 없다며 그녀의 요청을 거절한다.

이때부터 영화는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편견에 맞서는 ‘로렐’의 힘겨우면서도 안타까운 사투에 집중한다.

한때 동성애를 밝히기 꺼렸던 ‘로렐’은 ‘스테이시’를 위해 주의회 공개 발언대에 나서고 그녀의 사연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로렐’을 지지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이 과정에서 그녀의 싸움은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세력과 만나 일종의 ‘정치’로 비치기도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지지하는 것은 정치가 아닌 ‘평등’임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경찰 남편이 사망하면 부인이 유족연금을 받듯,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에는 동성 연인인 ‘스테이시’가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는 평등한 세상을 꿈꾸는 것이다.

결국 주의회는 ‘스테이시’가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고, ‘로렐’이 세상을 떠나고 9개월이 지난 후 뉴저지주 대법원은 ‘동성 부부 평등안’을 결정했다.

2015년 6월에는 미국 대법원이 모든 미국인에게 동성결혼의 권리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더욱 감동적이다.

이 이야기의 실제 주인공인 스테이시 안드레는 로렐이 자신을 위해 지켜낸 집에서 아직도 살고 있다.

영화 말미에 인너뷰이로 실제 등장하기도 하는 안드레는 “두려움이 컸지만 일어난 사건들에 대해 진정성이 담겨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출연을 결정했다”며 “영화가 로렐의 유산이 돼 그녀의 의지를 이어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7월 7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1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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