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울고 웃게한 다큐 감독의 시청률 조작 프로젝트

(연합뉴스)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면 방송은 어디까지 조작에 나설 것인가.

모 방송국 기자인 석진(이정진)은 그가 보도한 ‘쓰레기 만두 파동’이 오보로 밝혀지고 관련 업계 사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자 보도국에서 쫓겨난다.

10년 후 교양국 PD로 복귀한 그는 ‘병상일기’라는 프로그램으로 재기에 성공한다.

‘병상일기’는 폐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도준(김태훈)과 그를 정성으로 간호하는 부인 영애(강예원)를 다룬 다큐멘터리이다.

둘의 애틋한 사랑이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어 ‘병상일기’는 회가 거듭할수록 시청률이 일취월장한다.

방송국 사장은 석진에게 시청률이 35%만 넘기면 큰 보상을 해주겠다고 약속하는데 돌연 도준은 촬영을 더는 못하겠다고 선언한다. 이에 석진은 부인 영애에게 은밀한 제안을 하고 모종의 음모를 꾸며 도준이 촬영에 협조하도록 한다.

결국 도준의 임종을 담은 ‘병상일기’의 마지막 방송이 시청률 40%를 넘기며 석진은 모든 것을 손에 쥐게 된다.

영화 ‘트릭’은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몰래 촬영, 폭행 사주, 미행 등을 서슴지 않는 방송계의 불편한 진실을 정면으로 다룬다.

방송에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다소 진부한 교훈을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이창열 감독은 7일 시사회 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방송을 무작정 믿고 볼 때 시청자들이 가해자도 피해자도 될 수가 있다”며 “이 영화를 통해 보이는 것들의 감춰진 부분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영화의 강점은 마지막 5분의 반전이다. 전혀 예상치 못한 또 다른 이야기가 전개된다. 권선징악의 쾌감도 준다.

이는 반대로 ‘트릭’의 한계이기도 하다. 마지막 반전을 위해서 너무 많은 상영시간을 소모한 듯하다.

극중 인물이 우여곡절 끝에 난제를 해결했다고 관객이 믿는 순간 다른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 반전이다.

하지만 ‘트릭’은 중심이 되는 사건인 석진의 시청률 조작이 진행되는 과정이 밋밋하다.

‘트릭’이 보여준 반전의 내용은 새롭지만 굳이 반전이 있어야 하나 그 필요성에 공감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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