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에 남겨진 낸시와 그녀를 노리는 상어의 대결

(연합뉴스)등장인물은 주인공과 상어 한 마리. 무대는 해변 암초를 둘러싼 바다. 이것이 영화의 전부이지만 이 영화가 주는 긴장감은 만만치 않다.

영화 ‘언더 워터’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주인공 낸시(블레이크 라이블리)는 멕시코의 한 해변을 찾는다. 숨진 어머니가 자신을 임신했을 때 갔던 곳이었다.

의대생인 낸시는 이곳에서 서핑을 즐기다가 상어의 습격을 받는다. 허벅지에 큰 상처를 입지만 그를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는 수 없이 해변으로부터 200m 떨어진 암초에 몸을 눕히고 구조를 기다리기로 한다.

하지만 만조가 되면서 물이 차오르자 그 암초도 더는 안전지대가 아니게 됐다. 주변을 맴도는 상어가 낸시를 덮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영화 ‘언더 워터’는 2014년에 ‘할리우드 블랙리스트’에서 올해 최고 시나리오로 선정돼 제작 전부터 영화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할리우드 블랙리스트’는 아직 영화화되지 않은 시나리오 중 제작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시나리오의 목록을 말한다. 영화 ‘위플래쉬’와 ‘스포트라이트’가 블랙리스트의 최고 시나리오로 꼽힌 바 있다.

‘언더 워터’는 한정된 공간에서 극도의 공포를 끌어내는 설정을 차근차근 풀어간다.

무대의 배경이 되는 멕시코의 해변은 ‘아는 사람만 가는’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다. 그만큼 인적이 드물다는 의미다.

해변으로부터 200m는 상대방이 육안으로 보이지만 목소리가 잘 닿지 않는 거리다.

게다가 미국인인 낸시는 스페인어를 잘하지 못해 현지인과의 의사소통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의 유일한 피난처였던 암초가 조만간 물에 잠기게 됨에 따라 그는 대안을 찾아야만 한다.

하지만 낸시 주변에 거대한 상어가 떠나지 않고 호시탐탐 그를 노리고 있었다.

망망대해라고 하지만 낸시에게는 밀실과 같고 그 밀실을 주어진 시간 내에 탈출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셈이다.

주인공의 유일한 이점은 그가 의대생이라는 점이다. 의학적 지식 덕분에 상어에 물린 심각한 상처를 응급처치하고 목숨을 연명할 수 있었다.

한정된 공간 속의 스릴러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었던 것은 감독의 연출도 한몫했다.

‘언더 워터’의 자움 콜렛 세라 감독은 이륙한 비행기에서 승객 가운데 숨어 있는 범인을 찾는 영화 ‘논스톱’으로 밀도 높은 액션 스릴러를 선보인 바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물량 공세에 물린 관객이라면 한번쯤 볼만한 영화다.

13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86분.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