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신홍경 기자) “조금만 더 가다듬으면 한국 배구를 대표할 선수가 될 수 있을 겁니다.”

38년 만에 남자배구 국가대표 최연소 발탁 기록을 갈아 치운 임동혁(제천산업고2) 선수를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해 10월 만 16세에 국가대표로 선발된 임동혁은 장윤창 경기대 교수가 1977년 만 17세로 대표팀에 발탁됐던 기록을 새로 쓴 충북의 배구 유망주다.

그는 제천중 3학년 때 팀을 이끌어 전국소년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지난해에는 제천산업고가 29년 만에 전국체전 우승기를 되찾는데 큰공을 세웠다.

충북배구연맹 관계자는 “임동혁의 활약으로 충북배구가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며 “오는 전국체전에서도 팀을 이끌어 2연패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니스부 연습생이었던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배구공을 잡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큰 키 덕분에 배구부 코치의 권유로 시작하게 됐지만 이후 배구가 적성에 맞는다고 느꼈고, 그렇게 그는 7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임동혁은 “최연소 대표선수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많은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며 “책임감과 부담감이 따르는 만큼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열린 18회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 20세 이하(U-20) 남자 청소년배구대표팀’은 숙적 일본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3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 충북에서는 임동혁 단 한 명이 출전했으며 그는 최다득점을 기록하고 돌아왔다.

임동혁은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배구의 미래가 밝다고 느꼈다”며 “중국에게 아쉽게 진 것이 계속 머릿속에 떠올라 부족한 부분을 앞으로 더 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천산업고의 성적이 좋은 이유에 대해 그는 ‘체력훈련’이라고 말한다.

그는 “산이 학교 바로 옆에 있어 체력강화를 위해 매일 산을 뛴다”며 “그래서 국가대표 훈련을 할 때도 다른 선수들에게 뒤지지 않고, 시합을 할 때도 체력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꿈에 대해서는 ‘돈을 많이 버는 것’이라고 전했다.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가족들에게 얼른 돈을 벌어서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요. 그래서 힘든 훈련을 할 때나 시합을 할 때 포기하지 않습니다. 가족생각이 먼저 떠오르거든요.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서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현재 그의 키는 2m 1㎝로 지난해 고교 입학 전에 191㎝였던 키가 1년 사이 10㎝ 가깝게 컸다. 최적의 신체조건을 갖춘 그의 기량이 한 단계 성장, 배구계의 차세대 라이트 공격수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배구계의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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