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현 청주 솔밭중 1년

▲ 박정현(가운데)군이 나와파트라 학교 학생들과 비누방울을 만들며 즐거워 하고 있다.
▲ 나와파트라 학교 전교생들이 환영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
▲ 나와파트라 학교에서 점심시간 배식봉사를 하고 있다.

(동양일보)23회 ‘동양일보 만물박사 선발대회’에서 최고점으로 만물박사(대상)에 선발된 청주 직지초 박정현(14·현 솔밭중 1년)군이 인도 빌라스푸르 월드비전 사업장을 다녀왔다. 동양일보는 만물박사 선발대회 특전으로 지난달 24~30일 인도 월드비전 사업장을 방문한 박 군의 방문 수기를 싣는다.

<편집자>

 

● 인도로의 긴 여정

생애 첫 해외여행을 인도로 가게 되었다. 인천공항에 도착했는데, 지금까지 봤던 공항의 그림은 청주공항 뿐이라서 인천공항의 크기가 더 크게 느껴졌다.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에 타는데 처음이라서 좀 힘들었다.

인도는 한국인들이 많이 가는 곳이 아니라서 직항 비행기가 자주 없다고 한다. 인천에서 출발해 싱가포르, 인도 뭄바이, 라이푸르까지 24시간 동안 비행기에서 어떻게 보낼지 걱정이었는데 각 좌석마다 모니터가 달려 있어서 영화나 음악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 또한 비행기에서 내려다보이는 구름이 아주 장관이었다.

● 빌라스푸르 사업장 친절한 월드비전의 직원들과 만남

하루 반 넘게 이동하여 본격적인 일정은 둘째 날에 시작되었다. 오전에는 빌라스푸르 현지 월드비전 본부에 가서 총 15명의 빌라스푸르 직원 중 8명과 인사를 했다. 모두 참 착해 보이는 분들이셨다. 빌라스푸르에서 월드비전의 도움을 받는 사람만해도 몇 만 명이 된다고 하는데, 15명이 그들을 다 관리하는 게 대단한 것 같다. 직원 분들은 모두 힌디어와 영어를 잘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영어를 배울때 무척 힘들어 하는데 인도 사람들은 영어 배우기가 수월한 것 같아서 부러운 마음도 들었다.

● 반사잘 마을 주민들의 열렬한 환영

첫 번째 마을 반사잘에 버스가 도착하자 그곳 사람들 100여명 정도가 춤을 추며 환영해줘서 감동이었고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빌라스푸르 친구들은 비록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어도 흥은 한국사람 못지않은 것 같았다. 6개의 가정을 직접 방문하였는데 2개의 가정은 아직 월드비전의 수혜를 많이 받지 못한 가정, 4개의 가정은 월드비전의 도움을 지속적으로 받아온 가정이었다.

아이들을 인터뷰 했는데 월드비전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 도움 준 것에 대해 무척 감사하다고 했다. 월드비전이 해외 아동들에게 정말 좋은 일을 하는구나 싶어 나도 해외 결연 아동들을 돕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일정을 마친 뒤 저녁을 먹고 호텔로 가서 푹 잤다.

● 나와파트라 학교에서 아이들과 어울림

셋째 날이 가장 인상깊은 날이었다. 오전에 학교를 갔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우선 월드비전의 지원을 받지 못한 학교를 갔다가 초·중·고 학생이 모두 다니고 있는 나와파트라라는 국·공립학교로 갔다. 역시 전교생이 환영 축하 공연도 해주어서 정말 기뻤다. 그곳에는 월드비전의 지원으로 깨끗한 화장실과 손 씻는 곳, 정수기가 있었다.

다만 선생님이 많이 없는 건 아쉬웠다. 나와파트라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제기차기, 비눗방울, 풍선 놀이를 하고 사진도 찍었다. 점심시간에는 직접 음식을 배식해 주고 학생들과 같이 앉아서 점심을 먹었다. 아이들이 다들 맨손으로 음식을 먹고 있어 손 씻는 곳이 없었다면 얼마나 비위생적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월드비전 빌라스푸르 사업장은 마을의 자립을 지원

오후에는 두 개의 마을을 방문했는데 그 마을은 부녀자 그룹, 농부 그룹, 청소년 그룹이 있어서 월드비전은 그룹 조직만 조금 도와주고 그룹에서 서로 도와가며 수익을 창출해 나가는 모습이 마을의 자립을 도운 것 같다.

월드비전 빌라스푸르 사업은 2006년부터 15년간 이루어져 4년 뒤면 월드비전은 빌라스푸르에서 떠난다고 한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 마을의 자립을 도와주는 사업이 바람직한 것 같다.

그 다음으로 간 곳은 월드비전의 도움으로 재단이나 화장 등의 기술로 자격증을 따서 돈을 벌 수 있게 된 사람들이 있었다.

여러 가지 인터뷰를 하는데 다들 월드비전 덕분에 얻은 것이 많고 행복해졌다고 했다.

나의 작은 도움으로 이곳 사람들을 이처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니, 다시 한 번 도움의 필요성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주인아주머니가 맛있는 음식과 차를 대접해주셔서 감사히 먹었다.

● 현지 병원을 이용하고 빌라스푸르와 이별

넷째 날에는 안 좋은 일이 있었는데 내가 그동안 음식을 너무 많이 먹었는지 (음식이 맛있어서..?) 배탈이 나서 잠깐 현지 병원에 갔었다. 다행히 약 먹고 나았는데 그 병원이 월드비전 같은 NGO에서 운영해서 돈을 받지 않는 곳이라고 한다. 돈이 없는 인도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병원인 것 같다.

오전에는 시브떠라이 마을에 가서 아이들의 몸무게를 재고 직접 밥을 퍼 주는 것도 해보았다. 오후에는 3주간 야근을 하면서 우리를 위해 노력해 주신 월드비전 직원들과의 송별식이 있었다. 다들 착한 분들이셨는데 헤어지게 되어서 아쉬웠다.

● 인도의 유적을 찾아본 델리 시티 투어

다섯째 날은 새벽에 일어나 비행기를 타고 가서 델리 시티 투어를 했다. 델리는 비가 많이 오고 있었고 신기한건 비가 오는데도 30도여서 후텁지근했다.

그동안 인도는 우기여서 많이 덥지도 않았고, 게다가 비는 밤에만 와서 정말 최적의 날씨였던 것 같다. 델리에서 3개의 유적을 방문했는데, 버스로 이동하는 동안에는 한국어를 할 줄 아는 현지 인도인이 유적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해주었다.

또 인도에 관한 이야기들도 해줬는데 재미있었다. 세계 최초의 종교가 힌두교라고 한다. 간디의 화장터, 연꽃 잎 사원, 꾸툽 탑에 갔는데 그중 연꽃 잎 사원은 오페라 하우스를 닮은 그 모양에 놀랐다. 종교에 상관없이 각자의 종교 신에게 기도하는 자리라고 했다. 인도인들의 넉넉한 종교관에 새삼 놀랐다.

● 다시 돌아오며, 한국을 느끼다!

세 가지 유적들을 보고서 쇼핑을 한 뒤 공항에 갔다. 그리고 하루 정도 걸려서 드디어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다. 한국에 돌아왔는데 반가움도 들었지만 역시 한국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인도의 마을에서는 소, 닭, 개들이 사람들과 어우러져 길 어디에나 많이 다녔는데, 한국은 비행기도 그렇고 지하철을 탈 때도 사람이 많고 막혔기 때문이다.

청주로 돌아오니 엄마가 기다리고 계셨다.

좋은 경험이 된 여행이었고 쉽게 가보지 못할 곳, 인도를 갈 수 있도록 후원해 주신 동양일보와 월드비전 분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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