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 자율신경계 '탈진'으로 발생…에어컨 실내온도 24~26℃ 바람직

거대한 온풍기를 틀어놓은 듯한 무더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는 폭염 현상으로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선풍기만으로는 무더위를 극복할 수 없어서 에어컨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럴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질환이 바로 '냉방병'이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1970년도만 해도 여름철 대표 질환은 '일사병' 또는 '열사병'이지만, 이제 냉방병도 그에 못지않은 대표 질환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냉방병은 의학적으로 뚜렷한 정의가 있지 않은 일종의 증후군이다. 에어컨이 가동되는 실내에 오래 있으면 걸릴 가능성이 커지는데 주요 증상은 소화불량, 두통, 피곤, 정신집중 곤란 등이다.

전문가들은 냉방병 발생 원인으로 △에어컨 냉각수의 세균 오염 △외부와 실내 온도 차에 따른 자율신경계 탈진 △폐쇄된 공간의 공기 오염 등을 꼽았다.

조비룡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외부 온도보다 내부 온도를 에어컨으로 너무 낮게 설정해 놓으면 우리 몸이 온도 차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발생하는 질환이 바로 냉방병"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냉방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에어컨을 규칙적으로 청소해 세균이 번식하지 않도록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 실내 공기를 정화하기 위해 1시간에서 2시간마다 창문을 열고 외부 공기와 환기를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 교수는 "무엇보다 에어컨 실내온도를 24~26도 사이에 맞춰서 외부와의 온도 차이가 심하게 나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율신경계가 약해지지 않도록 여름철에 꾸준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냉방병 예방 및 치료에 크게 도움이 된다.

조 교수는 "여름은 낮이 길고 밤에도 더위로 인해 잠을 설치게 되므로 신체 리듬이 쉽게 깨질 수 있다"며 "신체 리듬이 무너지면 질병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수면시간과 식사를 제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이어 "낮에 많이 피곤할 경우 10~30분 정도 낮잠은 도움이 되지만 그 이상은 오히려 밤에 잠을 설치게 해 악순환을 일으킨다"며 "운동을 꾸준히 하는 등 평소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면 냉방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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