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세계랭킹 1위로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골프 금메달 후보로 꼽히던 리디아 고(19·뉴질랜드)는 은메달을 목에 걸고도 환하게 웃었다.

 리디아 고는 2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골프 코스(파71·6천245야드)에서 끝난 2016 리우올림픽 골프 여자부 경기에서 1∼4라운드 합계 11언더파 273타를 기록, 은메달을 획득했다.

 금메달을 딴 박인비(28·KB금융그룹)에게 5타 밀렸다.

 리디아 고는 아쉬움보다 즐거움을 더 느낀다.

 경기 후 그는 "2009년부터 뉴질랜드 대표팀으로 뛰고 싶었다"며 꿈에 그리던 올림픽 무대에서 경기한 것에 기뻐했다.

 이날 공동 2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리디아 고는 "오늘 경기를 재밌게 하고, 이 상황을 즐기고 싶었다. 이런 생각을 하니 편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메달이 굉장히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전날 3라운드에서 6타를 줄이는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던 리디아 고는 이날 4라운드 초반에 고전했다.

 2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왼쪽 모래밭으로 보내면서 1벌타를 받아 보기를 적어냈다.

 이후에도 길지 않은 퍼트를 계속 놓치면서 박인비를 추격하는 데 애를 먹었다.

 오히려 메달권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14번 홀(파3)과 16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며 펑산산(중국)과 나란히 공동 2위가 됐다.

 펑산산이 먼저 경기를 마친 상태에서 리디아 고는 18번 홀(파5)에서 버디에 성공, 펑산산을 밀어내고 은메달을 확정했다.

 리디아 고는 18번홀 퍼트를 앞두고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없으면 메달을 따는 상황'이라는 인식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여기까지 왔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라운드 내내 퍼팅이 안 좋아서 후반부에는 더 공격적으로 경기하려고 했다"고 돌아봤다.

 짜릿한 버디로 은메달을 확정한 리디아 고는 "마무리가 매우 극적이었다. 보시는 분들에게도 짜릿한 경기가 됐을 것"이라고 웃었다.

 서울에서 태어나 뉴질랜드에 이민 간 교포 리디아 고가 박인비와 나란히 시상대에 오르자 태극기를 든 한국 응원단은 "박인비! 박인비!" 응원과 함께 "리디아! 리디아!"를 연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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