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세브란스병원, 인지기능저하 환자 128명 분석결과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검사를 통해 알츠하이머 치매가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인지 판단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기억장애클리닉 류철형·조한나·유영훈 교수팀은 2015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병원을 방문한 인지기능저하 환자 128명을 대상으로 PET 검사를 시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신경학회지 '신경학연보' 최근호에 게재됐다.

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은 뇌 회색질 부위의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두 가지 독성 단백질의 축적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연구팀은 PET검사를 통해 환자의 뇌 영상에서 타우 단백질 축적이 얼마나 됐는지를 확인했다.

그 결과 타우 단백질이 뇌의 내측 측두엽부터 시작해 가측 측두엽, 마루엽, 전두엽 순으로 확산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후 타우 단백질의 축적 정도를 6개 단계로 구분하고 환자에게서 나타난 알츠하이머 치매 증상을 비교했을 때 타우 단백질의 축적 단계가 높아질수록 증상이 악화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타우 단백질 축적이 내후각 피질에 머문 1~2단계에서는 기억력 저하 등이 주된 증상이었고 3~4단계에서는 언어, 계산 능력의 저하, 5~6단계에서는 집착 등의 성격변화가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이에 앞서 시행된 연구에서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와 알츠하이머 치매의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PET 검사를 비교한 결과 타우 단백질 축적이 다르게 나타났다.

경도인지장애환자에서는 타우 단백질의 축적이 초기 단계인 내후각 피질에서만 확인됐지만,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에서는 대부분의 뇌피질영역에서 타우 단백질 축적이 발견됐다.

조한나 교수는 "기존에는 알츠하이머 환자가 죽은 후 뇌를 해부해서만 뇌에 축적된 독성 단백질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의학기술의 발달로 최근 PET 검사를 통한 확인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그러나 베타아밀로이드를 관찰하는 방식으로는 병의 조기 진단은 가능하나 질병의 진행 여부와 치매의 정도를 파악하긴 어려웠다"며 ""이번 타우 단백질을 통한 PET검사는 환자의 질병 경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생체 지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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