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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세에 한글 깨친 할머니
85세에 한글 깨친 할머니
  • 류석만 기자
  • 승인 2016.08.30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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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분 할머니 충남교육청 문해교육 최고령 졸업

 80여년을 한글을 모르고 지내던 할머니가 85세에 초등학력을 인정 받았다.

▲ 30일 오전 충남 공주시 신관동 대한노인회 공주시지회에서 열린 충남교육청 초등학력 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 졸업식에서 황태분 할머니가 학사모를 쓰고 기뻐하고 있다.

황태분 할머니는 30일 공주시 신관동 대한노인회 공주시지회에서 열린 충남교육청 초등학력 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 졸업식에서 감격의 졸업장을 가슴에 품었다.

황 할머니가 문해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해 한글을 배우기 시작한 것은 3년 전이다.

한글을 모른 채 80년을 살아온 만큼 편안하게 노후를 보낼 수도 있었지만 '나도 남들처럼 글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황 할머니는 10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물레질을 하는 어머니를 도와 집안 살림을 책임져야 했다.

학교에서 글을 배우는 것은 당시 할머니에게는 사치였다.

16살에 결혼한 뒤 6남매를 키우느라 또다시 글을 배울 기회를 놓쳤다.

하지만 할머니는 글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도 잊지 않았다고 한다.

"남이 읽어주는 글이 아니라, 내 의지로 글을 읽고 싶었어요. 버스도 타고 물건도 사고 책도 읽고 싶었지." 그렇게 시작한 한글 배우기 3년 동안 할머니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일주일에 3차례씩 대한노인회 사무실을 찾았다.

마침내 충남교육청 초등학력 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 3단계 최고령 졸업자가 돼 이날 소중한 졸업장을 받았다.

어린아이처럼 원고지에 쓴 글들을 보면 할머니의 일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손녀 임예선씨도 할머니가 자랑스럽다며 엄지를 들어 보였다.

3년간 할머니를 가르친 교사 유병우씨는 "문해 교육 결과 노인들이 글을 읽고 쓰는 데 큰 문제가 없다"며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배우려는 욕구가 젊은 사람들 못지않았다"고 칭찬했다.

황 할머니는 "초등학교 수준의 한글을 배웠으니 이제 중학교 수준의 공부를 하고 싶다"며 "좋은 글을 읽거나 쓰면서 노후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대한노인회 공주시지회에서는 황 할머니를 비롯해 12명의 노인이 뒤늦게 한글을 배운 기쁨을 함께하며 학사모를 썼다.

성인 문해교육은 한글을 배우고 싶어하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문자 해득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단계별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교육감이 학력인정서를 수여하는 제도다.

충남에서는 올해 성인 194명이 문해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학력인정서를 받았다.

(공주=동양일보 류석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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