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훈 인천 감독 이어 김학범 성남 감독도 물러나

김도훈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에 이어 김학범 성남FC 감독까지 성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사령탑 교체의 ‘충격요법’이 K리그 클래식 막판 순위 싸움에 변수로 떠올랐다.

성남은 12일 “김학범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자진해서 사퇴한다.

후임으로는 U-18팀을 이끄는 구상범 감독이 올 시즌 말까지 감독대행직을 수행한다”고 발표했다.

사령탑이 중도 사퇴하면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체제를 맡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감독은 물론 코칭스태프까지 전원 사퇴하는 ‘극약 처방’이 이뤄졌다.

기존 전술을 모두 버리고 새로운 분위기로 남은 시즌을 치르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김학범 감독의 사퇴로 K리그 클래식에서는 2주도 안돼 2명의 사령탑이 지휘봉을 내려놨다. 이에 앞서 인천의 김도훈 감독은 8월 31일 사퇴했다.

인천은 K리그 클래식 최하위여서 김 감독의 사퇴가 어느 정도 이해되지만, 성남은 29라운드까지 정규리그 7위의 중위권 성적이라 김 감독의 사퇴는 다소 팬들에게 충격적이다.

김 감독은 2014년 9월 강등권에 놓인 성남FC의 지휘봉을 잡고 팀을 클래식 잔류로 이끌었고, 감독 복귀 2개월 만에 FA컵 우승까지 이끄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이듬해에는 FA컵 우승 자격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해 팀을 16강까지 진출시키는 저력을 발휘했다.

시민구단의 특성상 몸값 비싼 선수를 쓰지 못하는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큰 찬사를 받았다.

이번 시즌에도 성남은 8월 초반까지 상위권을 유지하며 시민구단의 자존심을 지키는 듯했지만 8월 중순부터 승리를 제대로 챙기지 못해 7위까지 하락했다. 결국 성남은 최근 3연패를 합쳐 4경기 연속 승리하지 못하고 1무3패를 당했고, 김 감독은 성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그만뒀다.

구단 역시 상위 스플릿을 목표로 팀 분위기 개선을 위해 김 감독의 사퇴를 받아들였다.

사령탑 교체의 ‘충격요법’은 인천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

인천은 이기형 감독 대행 체제로 나선 지난 10일 경기에서 FC서울을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비록 감독 교체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충격요법’이 효과를 본 사례도 있다.

전남의 노상래 감독은 5월 성적부진을 책임지고 사퇴하겠다고 발표했다. 전남은 시즌 초반부터 부진에 빠지며 강등권인 11위를 전전했다.

노 감독은 사퇴 발표 이후 나흘 만에 팀의 설득으로 번복했지만 이후 전남은 서서히 상승세를 탔고, 7월부터 성적이 올라 29라운드 현재 8위까지 올라서며 상위 스플릿 진출의 꿈을 키우고 있다.

상·하위스플릿이 결정되는 33라운드까지 4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K리그 클래식은 3위 울산 현대(승점 42)부터 7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35)까지 승점차가 7밖에 나지 않는다. 어느 한 팀이 연승만 하면 곧바로 순위표가 요동친다.

시즌 막판을 치닫는 상황에서 인천과 성남의 사령탑 교체가 선수들의 동기부여로 이뤄져 막판 순위 싸움에 긍적적인 요소로 작용할 지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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