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탤런트 강기영 ‘W’·‘싸우자 귀신아’등 3편서 활약

(연합뉴스)인기리에 종영한 MBC TV 수목드라마 ‘W’에는 주인공들만큼이나 친근했던 두 남자가 있었다.

여주인공 오연주와 자주 토닥대는 동료 의사 강석범(강기영 분)과 오연주 아버지이자 인기 만화가인 오성무의 문하생 박수봉(이시언)이 바로 이들이다.

강기영은 ‘W’와 같은 시기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싸우자 귀신아’에서도 대학교 퇴마 동아리 회장으로 등장해 대중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19일 오전 광화문에서 만난 강기영(33)은 시원한 웃음 끝에 진한 아쉬움부터 드러냈다.

“‘싸우자 귀신아’ 출연 분량이 훨씬 많았는데 시청자들이 ‘W’로 더 많이 알아봐 주시더라고요. 하하하. 제가 초반에 준비했던 것보다 ‘W’에서 비중이 작아서…….”

쭥 “‘W’ 초반에 많이 편집돼 아쉬워”

오연주(한효주)가 아버지 오성무(김의성)가 연재하는 웹툰 속 세상으로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W’는 웹툰과 현실을 무시로 드나들었다. 현실로 돌아올 때마다 혼란을 느끼는 오연주 곁에는 강석범이 있었다. 강기영은 그동안 여러 작품에서 방방 뜨는 개구쟁이 캐릭터를 자주 보여준 만큼, 이번에는 힘을 좀 빼고 가려고 계획했다.

“심통을 부릴 때도 있지만 오연주를 제일 챙겨주고 의지하는 동료로 강석범을 해석했어요. 오연주를 사랑한다기보다는, 서로 정을 느끼는 동기 같은 거죠. 강석범과 오연주가 주고받는 대화를 통해 그런 느낌을 많이 살리려 했는데 생각보다 초반에 많이 편집되다 보니 두 사람 관계의 개연성이 나중에 잘 안 보이더라고요.”

드라마 종영 회식 때 송재정 작가로부터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강기영은 “그래도 생각해 보면, 강석범이 웹툰 속 세상에 개입하지 않으니 편집하기 가장 좋은 캐릭터가 아니었겠느냐”고 설명했다.

오성무-오연주 부녀나 남주인공 강철(이종석)과 달리 강석범은 현실에 온전히 발을 붙인 캐릭터다 보니 대본을 축약해 영상으로 담는 과정에서 편집의 칼날을 피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강기영은 이야기 끝에 박수봉 역을 내심 탐냈었다는 고백도 꺼내 놓았다.

그는 박수봉 역의 이시언과는 절친한 사이다. 이시언과는 tvN ‘응답하라 1997’을, 강기영과는 tvN ‘고교처세왕’을 함께 소화한 서인국이 다리 역할을 했다.

쭥 “가장 닮은 캐릭터는 ‘수 셰프’”

강기영이 ‘W’에 합류한 것은 지난해 흥행한 tvN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이 적잖은 역할을 했다.

강기영은 남주인공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의 요리사 4인방 중 한 사람인 허민수로 등장했다. 그는 뺀질대면서도 밉지 않은 ‘수 셰프’를 능청스럽게 소화해 냈다.

“현실의 저랑 가장 닮은 캐릭터를 꼽으라면 ‘수 셰프’죠. 물론 그렇다고 드라마에서처럼 누굴 비하하거나 괴롭히지는 않고요, 정신없이 까불고 장난치는 점이 비슷해요.”

그는 ‘W’ 출연을 결정지은 뒤 ‘싸우자 귀신아’ 박준화 PD의 출연 요청을 받았고, 고민 끝에 두 작품을 병행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무리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걱정도 했지만……. 2주 정도 빼고 촬영 기간이 겹쳤는데 두 작품 모두 일정이 많았으면 큰일 날 뻔했어요. 크하하.”

‘오 나의 귀신님’과 ‘싸우자 귀신아’ 뿐 아니라 그가 요리사 제갈 길로 등장한 SBS TV 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도 귀신 드라마다.

1년 사이 무려 세 편의 귀신 드라마를 섭렵한 강기영은 “안 그래도 인터넷 댓글서 귀신 드라마 전문 배우라고 하더라”며 깔깔댔다.

강기영은 쾌활한 역할을 많이 선보인 만큼,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친근한 느낌으로 대중에게 많이 다가갔는데 분명히 대중이 식상하게 느끼는 순간도 올 테니 언젠가는 바꿔야 할 것 같아요. 감정적으로 미묘하게 고민하는 연기가 욕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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