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정지원제한대학 해제, B등급 획득 위해 모든 역량 집중

 

(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대학이 극도의 어려움에 처해 있는 시기에 막중한 책임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고 걱정이 앞섭니다. 저 자신도 상당히 힘든 길을 택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위에서 만류한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학교의 발전과 학교에 대한 긍지를 잃어버린 학생들의 치유를 위해 총장직을 맡았습니다. 청주대가 모든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기틀을 만들어 가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합니다.”

정성봉(73·사진) 청주대 신임 총장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청주대의 구원 투수로 나섰다. 전임 김병기 총장이 재정지원제한대학 탈출에 실패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지 열흘 만인 지난 6일 임기 4년의 신임 총장으로 임명된 것이다.

한수이남 최고의 명문대학으로 일컬어져 왔던 청주대가 3년 연속 재정지원제한대학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추락하고 있는 위기의 상황 속에 진두지휘를 하게 된 정 총장. 그는 “총장직은 내 생애 마지막 봉사가 될 것이다. 청주대의 위기를 해결하고 떠나겠다”며 굳은 각오를 밝혔다.

정 총장은 1944년 출생으로 서울대 농업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교육부 편수관과 한국교원대 교수, 2008년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오랜 시간 교육계에 몸 담아 왔다.

2007년부터 9년 간 청석학원 이사장으로 활동해 온 그는 대학의 올바른 정책방향 설정 능력과 추진력을 갖추고 있어 청주대가 처한 난국을 타개할 적임자라는 평을 받고 있다.

정 총장은 최우선 당면과제로 재정지원제한대학의 해제와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 시 B등급 이상 획득을 꼽았다. 재정지원제한대학에서 벗어나는 것에 멈추지 않고 청주대를 우수 대학의 반열에 올려놓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 대학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TF팀도 꾸리게 된다.

그는 “10년 가까이 청주대 재단인 청석학원의 이사장으로 지내오며 쌓아온 경험들을 바탕으로 단시간에 해결하도록 하겠다”며 “비록 시간이 짧고 해야 할 일이 많지만 청주대처럼 교육적 기반이 잘 갖춰진 대학에서는 구성원들이 합심하면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주대를 ‘중부권 최고 명문대학’, ‘글로벌 중심대학’, ‘특성화가 잘된 대학’으로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핵심 과제를 강력하고 일관되게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먼저 명확한 중·장기 대학 발전계획을 수립해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와 연계해 변화하는 교육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혁신적인 학사구조 개편과 교육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과정 개편을 추진한다. 융·복합 교과과정과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실험 실습 등 실무 기본능력을 강화하며 산학협력을 대폭 확대한다.

정 총장은 “지난 10년 간 교육환경 현대화와 개선을 위해 막대한 재원을 투자해 왔고 앞으로도 이공대학 확충과 리모델링, 실험실습실 확충 등에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교수에 대한 평가방법도 개선할 계획이다. 그동안 학술연구 논문 위주의 일률적인 평가가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수업과 산학협력을 비롯해 다양한 평가방안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학사지원 행정의 효율을 높이고 다양한 재능을 가진 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홍보를 강화하는 등 대학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조치들도 이뤄진다.

재정지원제한대학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이 정원 감축 미진으로 지적됨에 따라 학과 통·폐합 등 강력한 구조 조정도 추진한다.

정 총장은 “지금의 입장에서는 퇴로가 없다. 강도 높은 구조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공멸하고 말 것”이라며 “개별 학과나 구성원의 바람과는 상충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지만 이에 대해 대학 차원에서 나름의 대처 방안을 최대한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우리 학교를 아껴주신 많은 분들에게 실망감을 안겨 드려 죄송합니다. 앞으로 우수 대학으로 우뚝 서 지역 사회에 공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반드시 청주대를 ‘학생이 다니고 싶은 대학, 학부모가 보내고 싶은 대학’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